"택시기사 여깄다"…트렁크에 가둔 뒤 '구조 문자' 희한한 강도

ⓒ News1 DB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손님인 척 택시에 탑승한 뒤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고 택시 기사를 트렁크에 감금까지 한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22부(한상원 부장판사)는 특수강도, 감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51)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3월 30일 오후 9시20분쯤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에서 "상당산성으로 가자"며 택시를 잡아탄 뒤 인적이 드문 곳에 도착하자 기사 B 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현금 15만 원과 휴대전화, 지갑 등을 빼앗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이후 B 씨의 팔과 다리를 청테이프로 결박해 트렁크에 가두고 인근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70만 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B 씨는 약 4시간 동안 트렁크에 갇혀 있다가 내부 손잡이를 작동해 트렁크를 열고 자력으로 탈출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투자 사기를 당해 지인에게 수백만 원의 빚을 지게 되자 현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미리 흉기 등을 준비한 뒤 피해자를 협박해 재물을 강취한 것으로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며 "다만 범행 이후 피해자의 지인에게 문자를 보내 피해자의 위치를 알리는 등 피해자를 해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