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잃은 게 더 많았던 제천시장 '3주년 회견'
"안 하느니만 못했다" 평…다른 단체장과 비교됐던 취임 3주년
치적 홍보하며 현안질문엔 얼버무리기…타 지자체는 '민생행보'
- 손도언 기자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11개 시군 단체장이 지난 1일 일제히 '취임 3년'을 맞았다. 하지만 취임 3년을 맞은 단체장들의 행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이었다.
충주시·음성군·단양군의 시장·군수는 주민을 만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갔지만, 김창규 제천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치적 홍보에 치중했다. 제천시청 안팎에서 '요란한 회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시장은 취임 3주년 일주일 전부터 분주했다. 당일에는 실·과장들을 모두 회견장으로 불러들여 시장 뒤에 '병풍'처럼 도열하게 했다. 그리고는 A4용지 15페이지 분량의 치적 홍보 자료를 읽어 내려갔다. 내용은 '잘살고 행복한 제천을 만들겠다'는 일반적인 얘기뿐이었다.
언론의 질문에는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답변조차 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쿠팡이 제천이 아닌 원주 하청업체에 일을 맡겼다'는 질문이 나오자 이런 말 저런 말 섞어 얼버무렸다.
'특정 지역에서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는 질문엔 "다 함께 살자는 의도"라고 답했다. 또 '한우 축제 때, 다른 지역 업체를 썼다'는 질문엔 "잘 살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립국악원 제천분원 유치팀이 제천시청 '기획예산과'인데 '문화예술과'로 답변하기도 했다. 단순 실수일 수도 있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선 안 됐다.
김 시장이 현안과 관련한 질문에 시원한 답변을 하지 못하자 '안 하느니만 못한 회견'이라는 평가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반면 다른 단체장들은 취임 3년 기념일을 대부분 군민과 소통하고 민생을 곳곳에서 챙기며 보냈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종일 군민 곁으로 다가갔다. 직업소개소에서 내·외국인 근로자와의 만남으로 하루를 시작한 조 군수는 이어 출근하는 공무원들에게 앞치마 차림으로 냉커피를 나눠주며 격의 없이 소통했다. 주민과 간담회도 했고, 저녁에는 농업인을 만났다.
김문근 단양군수 역시 취임 3주년인 지난 1일 지역 상인들과 현장에서 소통했다. 단양구경시장에서 '민생현장 방문 간담회'를 열고, 마늘시장 등 전통시장과 골목형 상점가 등을 돌았다. 읍내 2개 상권을 차례로 방문해 상인들의 건의 사항을 들었다.
조길형 충주시장도 아나바다 나눔 행사 등으로 주민과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취임 3년을 맞아 치적은 자료로 갈음하고 민생을 먼저 챙기는 모습이었다. 거창한(?) 기자회견으로 치적 홍보에 나선 김창규 제천시장과는 분명 대비된 모습이었다.
k-55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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