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토종어류 '묵납자루' 서식지, 단양 하천공사로 훼손
'3.86㎞' 하천 공사구간, 국내 토종어류 학계 관찰지
"공사 잘 한다더니' 돌무더기 쌓는 등 어류 숨통 조여
- 손도언 기자
(단양=뉴스1) 손도언 기자 =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토종어류 '묵납자루' 국내 핵심 서식지가 하천공사로 대부분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단양군 하천 내 파괴된 묵납자루 서식지는 국내 토종 어류학계가 그동안 논문 발표 등 특별하게 관찰하던 장소다.
18일 국내 어류학계에 따르면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는 최근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의 묵납자루 집단 서식지에서 어류 생태환경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정확한 마리수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묵납자루 숫자가 기존보다 10분의 1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토종 어류학계는 밝혔다.
수년 전 단양군의 '어곡천 재해복구사업'이 문제였다.
군은 2021년 6월말 어상천면 어곡천 전체 약 10㎞ 중 방문리~가곡면 가대리 3.86㎞ 구간에서 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해 2023년 10월 24일 공사를 마무리했다.
문제는 '3.86㎞ 공사구간'이 국내 묵납자루 대표 서식지란 것이었다.
특히 3.86㎞ 공사 구간 중에서도 어상천면 심곡리지역 어곡천 '미소서식지(microhabitat)'는 묵납자루 핵심 서식지 중 하나로 꼽힌다.
하천 공사 당시 군은 어류학계의 서식지 파괴 지적에 공사중지 등으로 서식지 보호절차에 들어갔지만, 현재 제대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이 이날 서식지를 확인한 결과 미소서식지 내 수벽식물 주변 파괴, 하천 돌무더기 설치, 하천 평탄화, 하천 둑 콘크리트 공사 등으로 얼마 남지 않은 묵납자루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관계자는 "최근 단양군 어상천면 하천에서 묵납자루 토종어류 생태환경을 조사했는데, 한마디로 크게 훼손돼 있었다"며 "묵납자루가 생태환경 훼손으로 얼마나 살아있는지는 정확하게 알수 없지만, 기존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몸길이 5~7㎝ 크기의 묵납자루는 4~5월에 산란하고 물이 완만하게 흐르는 곳에 서식한다. 지느러미와 몸통이 묵색(짙은 검은색)을 띠는 게 특징이다.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단양지역 생태하천은 충북뿐만 아니라 국내 생태하천에서 '토종어류의 보고'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묵납자루, 연준모치, 꾸구리, 돌상어, 가는돌고기, 어름치, 둑중개 등은 단양지역 생태 하천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 토종어류들이다. 특히 연준모치는 충북지역 하천 중에서 유일하게 단양군 어상천면 하천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천 공사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토종어류 등의 개체군 소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양군 관계자는 "(하천공사)로 묵납자루 개쳇수가 기존보다 사라진 것에 대해 인정한다"며 "앞으로 전문가 등에게 맡겨 지역 하천에서 서식하는 토종어류 생태환경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k-55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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