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83곳, 충북은 이제 1곳…청주 '이동노동자 쉼터' 개소
뒤늦은 이동노동자 쉼터 마련에 '행정 대응 늣었다' 지적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공간 자리잡게 관리와 운영 최선"
-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충북 청주에 도내 첫 이동노동자 쉼터가 문을 열었다. 청주시가 배달·대리운전 기사, 요양보호사, 학습지 교사 등 이동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생각한 휴게공간을 처음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80곳이 넘는 쉼터가 이미 운영되는 상황에서 충북은 이제서야 첫 쉼터를 개소해 행정 대응이 지나치게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이동노동자 쉼터는 모두 83곳으로 이 중 서울 13곳, 경기도 30곳 등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또 부산 4곳, 울산 5곳, 경남 7곳, 전북 4곳, 충남 5곳, 제주 3곳 등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가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충북은 이날 문을 연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쉼터 한 곳이 유일하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정책 확산과 이용자 기반이 자리 잡은 상태다.
경기도는 올해 기준 쉼터 30곳을 운영하며 연간 37만 명 이상이 이용했다. 이천, 안산, 고양, 성남 등 여러 지역에서 24시간 개방 쉼터와 여성 노동자 전용공간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서울 역시 서초, 합정, 북창 등 도심권 13곳에서 방송·미디어 종사자, 셔틀버스 운전자 등 다양한 직군을 고려한 맞춤형 시설을 운영 중이다.
전국에서 충북은 쉼터 공백 지역으로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 청주 복대동 쉼터 개소 이전까지 이동노동자들은 여름 폭염과 겨울 한파 속에 차량 안이나 상가 계단 등에서 대기해야 했다.
이번 쉼터 설치는 고용노동부 공모를 통해 국비 3770만 원, 시비 5330만 원 등 9100만 원을 투입했다. 117㎡ 규모로 공용휴게실·여성 전용 공간·회의실을 갖추고 24시간 개방한다.
평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관리 인력이 상주하고, 그 외 시간에는 신용카드 인증을 통해 출입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청주시는 일단 복대동 쉼터가 이동노동자 수요에 맞춰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관리에 주력할 방침이다.
과거 건설노동자를 상대로 한 차례 쉼터를 운영했다가 이용률 저조로 폐쇄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는 실효성 확보에 집중할 참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쉼터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리와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aguar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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