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오송참사]⑤참사 반복 안 된다…재난관리시스템 강화

기후변화 고려 방재 가이드라인 재점검
유사 사고 예방 위한 백서 제작 필요

편집자주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는 무고한 시민 1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미호강 임시제방 불법‧부실 시공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에 관계기관의 안일한 대응이 더해진 인재(人災)이자 관재(官災)였다. 침수 위험을 알린 수많은 경고는 묵살됐고, 참사를 막을 수많았던 기회와 인명을 구조할 골든타임을 모두 놓쳤다. 뉴스1은 무엇이 문제였는지 당시 참상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5회에 걸쳐 보도한다.

지난달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3.7.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재난관리시스템의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재난관리 4단계(예방, 대비, 대응, 복구) 중 예방과 사전대비, 대응단계에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고 대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개선해야 할까.

◇재난 형태 다양화…방재 가이드라인 재점검

이상기후로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는 빈번해지고 재난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예측 불확실성이 더해져 재난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

때문에 전통적 재난을 기준으로 설정한 방재 가이드라인은 재점검이 필요하다. 해안가 인근 저지대와 하천 인근 지하공간 가이드라인 점검은 필수적이다. 특히 앞으로 기후변화를 고려해 하천방제와 시설물 설계기준도 상향 조정해 극한 기후에 대비해야 한다.

전반적인 재난관리시스템과 지자체 재난 담당자의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재난 대응 인력 양성과 실전형 훈련, 재난현장 담당자의 역량강화도 재난관리시스템 강화를 위해 중요하다. 재난 대응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전통적 자연재난부터 신종 복합재난까지 다양한 상황 시뮬레이션 교육과 보직 경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현장과 지방, 중앙의 모든 기관들이 함께 참여하는 실전 훈련으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지자체 재난부서 기피와 전문성 약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재안전직렬 공무원의 체계적 육성과 지원 대책도 절실하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원인을 수사하는 검찰수사본부와 전문수사자문위원 등이 3일 오전 충북 청주시 미호천교에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임시제방을 살펴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날 임시제방과 궁평2지하차도에서 주변 시설물을 확인하는 등 현장조사를 벌였다. 2023.8.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광역 차원의 재난 총괄조정기구 운영

이번 사고는 관할을 떠나 짧은 순간 광범위한 피해를 줬다. 대응 과정에서 미호천교 제방과 오송 지하차도를 관할 또는 관리하는 주변 행정기관들이 모두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광역 차원의 총괄조정기구(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주·지방정부만으로는 대비하기 어려운 대형 재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연방정부는 FEMA(미국 연방긴급관리청)의 광역단위 조직을 운영한다.

미국 전역에 10개 지청을 운영해 관할 주정부들의 재난 대응 활동을 총괄한다. 이들은 재난대응계획 수립부터 재난조기경보, 관할기구 참여 종합훈련 등 재난 예방과 대비 활동을 펼친다.

이 외에 기술적 보완 장치 도입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빅데이터 기반 위험 전조 예측과 감지 체계를 구축하고 재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원격 자동 차단시설 등을 구축해야 한다. 또 통제 상황 실시간 공유와 상황전파 시스템 구축 등 안전과 관련한 사업에 예산을 적극 투입해야 한다.

◇실패 반복하지 말아야

법과 매뉴얼은 있어도 매번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기관별 임무를 명시한 법령과 기관별 재난 매뉴얼은 있으나 이번 참사에서 어떤 것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참사에서도 재난법 상 상황 동시전파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고, 미호강 제방은 근거 없이 훼손됐다. 가설된 임시제방은 계획홍수위(28.78m)에 법에 명기된 여유고 1.5m를 지키지 않아 범람을 피하지 못했다.

우리는 이번 사고를 잊지 않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길을 찾아야 한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 대비해야 한다.

실수와 대비책을 담은 백서 발간도 도움 될 수 있다. 기존의 형식적인 백서가 아닌 사고 원인과 사고 대비, 현장 대응 문제점,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전문가와 피해자 가족 등이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 백서는 유사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강화하는 데 중요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제시한 노력들은 국민의 인식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가능하다. 범국민적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모든 국민들이 안전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고 협력할 수 있다. 국가와 국민 모두가 원팀으로 협업해 재난을 대비해야 한다.

재난은 예측할 수 없지만 대비할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더 나은 재난 대비와 안전한 사회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