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범죄현장 사진 찍게 했다"…'맞다' vs '오해' 진실게임

용혜인 의원‧유족 측 "경찰이 피해자에 촬영 시켜" 지적
경찰 측 "시간 늦어 피해자 모친에 촬영양해, 오해" 해명

'충북 청주 성폭행 피해 여중생 투신사건' 피해자 A양 유족이 확보한 경찰 수사보고서.(A양 유족 제공).2022.10.14/뉴스1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충북 청주 성폭행 피해 여중생 사건' 범죄 현장 사진 확보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진실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피해자 유족 측은 자체 확보한 수사보고서를 토대로 '경찰이 의붓아버지로부터 아동학대와 성범죄를 당해 조사를 받는 피해자에게 현장 사진을 찍어 보내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오해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범죄 현장 사진 확보 과정은 14일 열린 충북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질의에 나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범행 현장을 피해자에게 찍어 보내라는 걸 보고 누가 경찰이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고 납득하겠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교태 충북청장은 "사진 자체도 사실은 저희가 피해자를 통해 촬영하도록 했다는 것은 오해"라며 "피의자 변호인이 시간이 늦어서 (피해자) 어머니를 통해 사진 촬영해서 제출해달라고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답변 내용이 알려지자 피해 여중생 유족 측은 수사보고서를 토대로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유족이 확보한 수사보고서(청주청원경찰서·2021-02989호)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3월16일 오후 9시20분쯤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한 후 주거지에 방문, A양이 성폭행당한 장소로 지목한 방안 사진을 촬영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동석한 변호인은 늦은 시간을 이유로 주거지에 있던 피의자 의붓딸에게 사진을 찍게 한 뒤 문자 메시지로 받자는 뜻을 경찰에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 ◯◯◯(의붓딸)이 촬영하여 피의자에게 전송한 사진을 수사관 휴대폰으로 재전송받아 출력하여 수사서류에 첨부하다'라고 수사보고서에 적었다. 첨부사진에는 '피해자 ◯◯◯(의붓딸 친구)가 강간당한 장소'와 같은 설명도 달았다.

문제는 사건 현장을 촬영한 의붓딸 역시 피의자에게 아동학대와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유족 측은 경찰이 피해자가 피의자 측 지시에 따라 범죄 현장을 촬영하도록 내버려 둔 점은 명백한 2차 가해 방조라고 지적한다.

유족 측은 "청장님께서 사건을 잘 알아보시면 수사보고서에 명백히 피해자에게 범죄 현장을 찍게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면서 "디지털포렌식을 통해서도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사진을 직접 송부한 기록이 다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거짓이다. 거짓이 아니다'를 따지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저 있는 그대로 사건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찾아보자는 얘기"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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