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 성폭행 장소 촬영시킨 경찰'… '청주 여중생 투신' 유족 "부실수사"

충북경찰 국정감사 날인 14일 기자회견
"수사 의문점 국회가 질의해 달라" 요청

'충북 청주 성폭행 피해 여중생 투신사건' 유족이 14일 충북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2.10.14./뉴스1 ⓒ News1 조준영 기자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지금이라도 국정감사에 불러주시면 출석해 진술하겠습니다."

'충북 청주 성폭행 피해 여중생 투신사건' 유족이 14일 부실수사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뉴스1 10월12일 자 보도 등 참조)

유족 측은 이날 국정감사가 열리는 충북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범죄 증거는 충분했고, 대법원 역시 피해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했다"면서 "그런데도 수사는 100일 넘게 이어졌고, 피고인은 구속되지 않아 증거인멸과 조작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아무리 봐도 두 아이의 죽음에 가해자가 관여한 것이 분명하다"며 "두 아이 투신 사건은 이제까지 수사를 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증거인멸과 아동학대, 위증죄에서 비롯한 것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즉시 가해자의 여죄를 밝혀야 한다"며 "수사 과정상 의문점을 국정감사 때 질의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5월12일 청주시 오창읍 한 아파트에서 A양(당시 15세)이 친구 1명과 동반 투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A양은 숨지기 전인 지난해 1월 친구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했다.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친구 역시 의붓아버지에게 아동학대와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초기 수사 과정에 의문을 품고 있다. 쟁점으로 꼽는 부분만 열네 가지나 된다.

그중 하나를 보면 가해자가 A양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 부분은 범죄 소명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그런데도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이 넘도록 수사는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이 기간에는 가해자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각각 1회, 3회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수사 과정에 분명한 문제가 있어 영장이 반려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유족은 "체포영장은 1회, 구속영장은 3회 반려됐다. 그렇다면 (수사 과정) 어디에 분명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유족 측은 수사 자체가 비상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 성폭행 범죄 현장 사진을 확보한 과정이 대표적인 예다.

유족이 확보한 수사보고서(청주청원경찰서·2021-02989호)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3월16일 오후 9시20분쯤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한 후 주거지에 방문, A양이 성폭행당한 장소로 지목한 방안 사진을 촬영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동석한 변호인은 늦은 시간을 이유로 주거지에 있던 피의자 의붓딸에게 사진을 찍게 한 뒤 문자 메시지로 받자는 뜻을 경찰에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 ◯◯◯(의붓딸)이 촬영하여 피의자에게 전송한 사진을 수사관 휴대폰으로 재전송받아 출력하여 수사서류에 첨부하다'라고 수사보고서에 적었다. 첨부사진에는 '피해자 ◯◯◯(의붓딸 친구)가 강간당한 장소'와 같은 설명도 달았다.

문제는 사건 현장을 촬영한 의붓딸 역시 피의자에게 아동학대와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유족 측은 경찰이 피해자가 피의자 지시에 따라 범죄 현장을 촬영하도록 내버려 둔 점은 명백한 2차 가해 방조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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