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여중생 투신사건' 유족 측 "경찰 수사 의문점 질의해 달라"

충북경찰청 국정감사 이틀 앞두고 국회에 공개 질의요청
"피해자 진술로도 범죄 입증 충분, 수사 과정 분명 문제"

충북 청주 오창 여중생 성범죄 피해자 유가족이 지난해 12월 10일 청주지법에서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충북 청주 성폭행 피해 여중생 투신사건' 피해자 유족이 충북경찰청 국정감사를 이틀 앞둔 12일 "경찰 수사에 의문을 갖고 있는 부분을 질의해 달라"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유족 측은 이날 공개 질의 요청서를 통해 "해당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그것은 기존 판례의 재확인이라고 했다"면서 "즉, 피해자 진술로 범죄를 입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유족은 "그런데 체포영장은 1회, 구속영장은 3회 반려됐다. 그렇다면 (수사 과정) 어디에 분명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짚었다.

유족 측은 두 여중생이 성범죄를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 중 하나로 사건 발생 초기 수사 행태를 꼽았다.

유족 측은 수사 과정 곳곳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황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건 발생 현장 사진 확보 과정을 든다.

유족이 확보한 수사보고서(청주청원경찰서·2021-02989호)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3월16일 오후 9시20분쯤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한 후 주거지에 방문해 현장 사진을 촬영하려고 했다. 촬영하려던 현장은 피의자가 의붓딸 친구를 성폭행한 장소다.

하지만 당시 동석한 변호인은 늦은 시간을 이유로 주거지에 있던 피의자 의붓딸에게 사진을 촬영하게 한 뒤 문자 메시지로 받자는 뜻을 경찰에 전했다.

이후 사건 현장 사진은 변호인 뜻대로 의붓딸이 직접 찍어 메시지로 보냈다.

경찰은 '피해자 ◯◯◯(의붓딸)이 촬영하여 피의자에게 전송한 사진을 수사관 휴대폰으로 재전송받아 출력하여 수사서류에 첨부하다'라고 수사보고서에 적었다. 첨부 사진에는 '피해자 ◯◯◯(의붓딸 친구)가 강간당한 장소'와 같은 설명도 달았다.

문제는 사건 현장을 촬영한 의붓딸 역시 피의자에게 아동학대와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유족 측은 경찰이 피해자가 피의자 지시에 따라 범죄 현장을 촬영하도록 내버려 둔 점은 명백한 2차 가해 방조라고 지적한다.

더욱이 성폭력 범죄는 당사자 간 진술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경찰이 직접 면밀한 현장 점검을 벌였어야 했다는 게 유족 측 입장이다.

유족은 범죄 현장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요청서에 이런 정황과 더불어 여러 의문점을 나열한 유족 측은 "(감사반은)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질의를 통해 의문을 해소해 달라"라고 거듭 요청했다.

공개 질의 요청서는 이날 국정감사 지방 2원 소속 의원 11명에게 전달됐다.

앞서 지난해 5월12일 청주시 오창읍 창리 한 아파트에서 여중생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두 여학생은 숨지기 전 경찰에서 성범죄와 아동학대 피해자로 조사를 받았다. 가해자는 두 학생 중 한 명의 계부로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을 확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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