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찾습니다"…실종자 찾기 체계 한층 강화

지난 17일 청주서 90대 치매 노인 집 나선 뒤 행방불명
신상·인상착의 담은 경보메시지 발송…시민 관심 ↑ 효과

지난 17일 오후 7시17분쯤 충북 청주 시민에게 전송된 실종경보 문자 메시지.2021.6.18 ⓒ 뉴스1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경찰은 청주시 청원구에서 실종된 ◯◯◯씨(여·98세)를 찾고 있습니다. -145㎝, 40㎏'

실종자 찾기 체계가 진일보했다. 사건 발생 시 단순히 경찰 인력만 동원해 수색하는 차원을 넘어 시민 참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배경에는 실종경보 문자 전송 제도가 자리한다. 경찰은 지난 9일부터 18살 미만 아동,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 환자 실종 시 경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효과는 지난 17일 충북 청주지역에서 발생한 90대 치매 노인 실종 사건에서도 두드러졌다.

이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98세 할머니가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즉각 강력팀을 비롯한 가용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신고 접수 2시간이 다 지나도록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때부터 실종경보 문자 전송 제도 활용이 거론됐다. 결국 경찰서에서 충북경찰청, 본청으로 이어지는 절차를 밟은 끝에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경보 문자가 뿌려졌다. 발송 시각은 오후 7시17분쯤이다.

90대 치매 노인 실종 소식은 삽시간에 퍼졌다. 지역을 넘어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보 공유가 이어졌다.

112에는 관련 신고도 잇따랐다. 대부분 '비슷한 사람을 본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날 오후 7시52분쯤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다시 날아들었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제보로 경찰은 실종자 ◯◯◯씨를 안전하게 발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불과 1시간도 안 된 시점에 날아든 낭보에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청주에 사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은 "아까 (문자메시지를) 보고 밖에 그냥 한 번 죽 둘러보고 왔는데, 찾으셨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 충북 청주에서 실종경보 문자 메시지가 전송되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정보 공유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2021.6.18/ⓒ 뉴스1

한편 실종자는 문자 발송 전인 오후 7시11분에 들어온 다른 신고 덕에 발견할 수 있었으나, 새로 도입된 제도의 선순환을 엿볼 수 있었다.

실종 사건은 발생 초기 골든타임 사수가 제일 중요하다. 통상 48시간 이내 실종자를 찾지 못하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충북에서도 신고 또는 공개수사가 늦어져 실종자가 주검으로 발견되는 사례가 종종 나왔다.

일례로 지난 1월에도 청원경찰서 담당 지역 내에서 60대 치매 여성이 실종돼 1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숨진 실종자는 자택에서 5㎞가량 떨어진 곳에서 다른 경찰서 경찰관에게 발견됐다.

실종 경보 문자 메시지 전송 제도를 향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민 강모씨(32·청주 흥덕구)는 "그동안 실종 관련 뉴스를 보면 사망 소식만 들려와 안타까웠는데, 새로 시작된 경보 메시지 전송 제도가 이런 비극을 줄여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rea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