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코로나 1년 ①] 중소기업·농촌 일손 부족 실태와 대책은

편집자주 ...20일이면 충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된다. 코로나19에 뒤덮인 지난 1년 충북도민은 어두운 긴 터널을 헤쳐 나왔다. 하지만 두려움과 불편함, 경제적 고통 등을 수반한 코로나19는 도민들의 삶의 질 저하와 생활양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뉴스1은 충북 코로나19 발생 1년을 되돌아보며 실태와 문제점, 나가야 할 길을 8회에 걸쳐 진단한다.

지난해 충북도의 생산적 일손봉사사업에 참여한 봉사자들이 농촌 일손돕기를 하고 있다. ⓒ 뉴스1

(보은·옥천·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인력난 심화…중소기업·영농 현장 '죽을 맛'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농촌 들녘과 중소기업 생산 현장까지 불어 닥쳤다.

충북의 농촌과 중소기업 생산 현장은 제때 인력을 구하지 못해 활기를 잃고 신음했다.

지금도 이런 상황은 진행형이다. 중소기업과 영농 현장은 생산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충북 보은에서 한우 1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충호씨(56)는 "코로나19 여파로 죽을 맛"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주에서 이동통신 매장을 운영하다 지난 2015년 귀향한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탓에 일손을 구하지 못해 한우 사육과 특용작물 재배에 애를 먹었다.

김씨는 매년 외근인 근로자 3~4명을 구해 축사와 특용작물 재배를 꾸려 왔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력을 구하지 못해 줄곧 아내와 함께 일했다.

김씨는 올해는 아예 특용작물 재배를 포기할 생각이다.

1800㎡ 남짓한 밭에서 복숭아 등을 재배하는 충북 영동의 농민 손모씨(62·심천면)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영농에 차질을 빚었다"고 했다.

그는 "올해도 사정은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며 "국내 노동자를 구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국인은 인건비는 둘째치고 농촌에선 아예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인건비도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15% 이상 올라 영농비 부담 또한 커졌다.

상당수 농민에게 농산물의 상품성 향상을 위한 고민은 사치가 됐다. 일손이 없어 당장 올해 농사는 어떻게 하나 걱정이 앞선다.

농촌 곳곳에서 정부가 고용허가제의 농업 분야 배정 인원을 대폭 확대해 인력난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들이 생산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진은 한 취업박람회 . /뉴스1 ⓒ News1

중소기업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충북 옥천에 있는 한 섬유제조업체는 생산 근로자 확보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여 명의 근로자를 두고 있는 이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 주문량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 외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후반기에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했지만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이 회사 임원은 "외국인 근로자 인력을 배정받지 못하면 올해도 수주한 물량 일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 수급에 비상이 걸린 중소기업들은 취업 활동 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통계로 본 외국인 취업 실태…임시·일용직 줄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국내 외국인 취업자가 줄었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이민자 체류 실태·고용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 등의 자격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취업자는 84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86만3000명보다 1.8%인 1만5000명이 줄었다.

이 중 외국인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같은 기간 12.4%(4만1000명) 감소한 28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이내에 귀화한 귀화허가자 취업자는 2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3000명(9.2%) 감소했다.

고용률은 59.1%로 지난해보다 5.7%포인트 줄었다. 귀화허가자 고용률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낮았다.

◇충북도 '생산적 일손봉사사업' 시행 시사점은

이시종 충북지사가 진천의 한 화훼농가를 찾아 올해 첫 생산적 일손봉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충북도는 지난 2016년부터 생산적 일손봉사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촌과 중소기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마련한 사업이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농가와 중소기업에 연결해 준다.

도는 지난해까지 4년 6개월 동안 56만8996명이 일손봉사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도는 올해도 17만명 참여를 목표로 이 사업을 추진한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진천의 한 화훼농가를 찾아 올해 첫 생산적 일손봉사에 시동을 걸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국이 막혀 극심한 인력난을 겪은 농가와 중소업체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 이 사업을 도입하려는 자치단체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이 사업을 보완해 시행하면 효자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충북연구원측은 관(官) 주도 생산적 일손봉사사업을 공동체 회복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사업의 가치 체계 확립을 통해 지역사회 참여 유도와 경제적인 급부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간주도의 참여자 확대 방안 차원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인 생산적 일손봉사를 위한 대상 확보 차원에서라도 초중고 학교 내 자원봉사 동아리를 꾸리고 홍보·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감염병, 재해 등의 긴급 상황에 안정적인 수요 공급을 위한 인력공급 매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