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해외연수 결과보고서 보니…"욕 먹을 만하네"
1대 통합청주시의회 사례…연수지 선정부터 엉망
‘화장실 유료화, 몽골 말 산업 육성’…엉뚱한 제안만
- 이정현 기자
(청주=뉴스1) 이정현 기자 = 예천군의회의 해외연수 도중 발생한 ‘가이드폭행’사건을 계기로 지방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가 또다시 전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간 지방의회 해외연수는 선진지 벤치마킹을 통한 시책 발굴이라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관광코스 일색의 일정 구성 등으로 시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해외연수 이후 변변한 시책 발굴 역시 전무했던 점 또한 지방의원들의 ‘해외선진지 견학 무용론’에 힘을 실었다.
실제 뉴스1이 청주시의회의 해외연수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연수 프로그램 구성과 시의원들이 제안‧발굴한 시책들을 살펴봤다.
자료는 민선6기가 시작된 2014년 7월 이후 1대 통합청주시의회의 해외연수 기록을 바탕으로 했다.
모두 14건의 결과보고서 중에는 비교적 짜임새 있는 일정을 계획한 상임위가 있는가 하면 외유성 논란을 비껴가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코스 일색의 일정표를 짠 것도 눈에 띄었다.
2014년 9월10~18일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온 기획경제위와 농업정책위의 연수 일정 중 2건(미국 밸링햄 시청‧시의회 방문, 밸링햄 상공회의소 회장 면담)을 제외하고는 관광 목적의 여행사 프로그램 일색으로 채워졌다.
하루 온 종일 현지 공예타운 방문으로 끝나는 날이 있는가 하면 현지 국립공원 견학, 하이킹 체험, 전통시장 방문 등 외유성 일정이 주를 이뤘던 것.
2015년 8월27~9월1일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다녀온 복지교육위의 연수는 아예 대상국가 선정부터 의구심을 갖게 했다.
농업과 관광산업이 국가 핵심 산업인 이곳에 복지교육위는 선진 복지정책과 교육정책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선택했다고 밝히고 있다.
복지교육위는 장소 선정 이유로 우리나라와 복지제도 비교‧연구, 대한민국 복지법인의 해외활동 상황 확인 등을 들었다.
하지만 4박6일간에 걸친 일정 역시 호찌민 시티투어, 바이욘사원, 탐프론사원 탐방 등 대다수 일정이 관광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었다.
단순히 연수 일정이나 프로그램 구성만을 따져 외유성 여행으로 치부하는 것 또한 부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의원의 해외연수 취지가 선진지역 벤치마킹을 통한 시책 발굴이라는 점, 더욱이 이를 위해 시민 혈세를 들여가는 공무여행이라는 점에서 최소한의 결과물을 내보이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1대 시의회 임기 중 14차례에 걸친 해외연수를 통해 발굴된 시책은 전무했다.
외유성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연수 이후 나온 시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제안들은 우리나라 현실과는 동떨어지거나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정책 일색이었다는 데 의원 해외연수 무용론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례로 2017년 7월5~13일 슬로베니아 외 3개국 연수를 다녀온 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의 보고서를 보면 청주시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유럽의 화장실 유료화 문화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나, ‘갑(甲)’질 문화 근절을 위해 음식점 내 테이블마다 전담 종업원제를 실시해 볼 필요가 있다는 내용 등이 그렇다.
청주시가 ‘말(馬)’ 관련 산업을 적극 개발‧장려해야 한다는 다소 뜬금없는(?) 제안도 있다.
이는 2016년 8월26~31일 몽골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농업정책위원회의 해외연수 결과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보고서에는 ‘주5일 근무의 정착과 레저산업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청주시도 몽골과 같이 말 관련 산업을 장려하고, 트레킹 코스를 개발해 관광자원화 하는 등 우리 실정에 맞는 농업현장과 농촌마을의 연계를 통한 우리만의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다수 보고서는 연수 장소만 달리할 뿐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와 ‘우리지역 고유 문화재 보존‧활용’ 등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원론적 내용이 담겼다.
물론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cooldog72@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