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계도 없이 공사 강행’… 충북도 선시공 묵인 의혹
사업비 확정 전 토공 작업… 감독기관 결재 없는 '유령 공사'
- 송근섭 기자
(충북·세종=뉴스1) 송근섭 기자 = 3일 충북도 관계자 등에 따르면 2012년부터 시작된 ‘단양군 매포천 매포제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은 올해 3차 공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2차 공사를 마친 이 사업의 공정률은 약 40% 정도다.
올해 초부터 3차 공사를 시작해야 했지만 국토교통부로부터 97억원에 달하는 총사업비 승인이 나지 않아 발주를 하지 못했다고 충북도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제는 공식적으로 ‘중단’ 상태인 이 사업이 올해 초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는 사실이다.
총사업비도 확정되지 않은데다 발주처인 충북도에 착공계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업체가 일부 구간에서 토공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장에는 충북도 감독관이 출장까지 나가 진행상황을 둘러보기도 했다.
당연히 지켜져야 할 절차는 생략된 상태에서 업체와 감독기관의 묵인 하에 ‘유령 공사’가 진행된 셈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해당 시공업체와 3차 공사까지 계약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총사업비만 확정되면 어차피 진행했어야 할 작업”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더러 선시공 사례도 있었지만 요즘도 그런 기관이 있느냐”며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위법한 공사를 감독기관인 충북도에서 오히려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시공업체가 어차피 계약된 사항이더라도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공사를 강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해명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담당 감독관은 현장에 일주일에 한 차례 정도 출장을 나갔지만 절차상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공업체에 “장마철이 다가오니 폐기물 처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구간이지만 공사가 시작됐는데도 발주처인 충북도청 내에서 관련 결재서류나 보고절차는 생략됐다.
규모를 떠나 충북도의 안일한 관리감독 실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해당 사업은 지난해 감사원에서 ‘공사비가 과다 산정됐다’며 설계변경 요구를 받기도 했다. 총사업비는 물론 설계변경 유무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한 업체와 이를 묵인한 충북도가 어떤 이유로 이를 강행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충북도에서 지시한 것은 아니고, 어차피 계속사업이기 때문에 먼저 조치할 부분을 진행한 것”이라며 “마냥 손 놓고 있다가 수해라도 나면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설계변경 등으로 사업비가 축소되면 그 손해는 우리가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songks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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