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공무원노조 위민행정·조합원복지 위해 존립해야
소통중시 노사화합 이뤄낸 충주시 노사문화우수기관 인증
- 이광형 기자
(충북세종=뉴스1) 이광형 기자 = 요즘 국리민복(國利民福)의 행정 권한을 위임받은 일선 자치단체를 보면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고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마치 이익집단이나 정치집단처럼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과 정권을 비난하는 자치단체가 상존하고 있다.
공직자로서의 책무인 위민행정(爲民行政)은 물론 법치를 준수하며 소속 공무원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공무원 노조의 존재 이유일텐데 정치적· 이념적 프레임에 매몰된 나머지 노조원 권익이란 미명하에 법의 한계를 넘어서기 일쑤다.
이처럼 두 얼굴의 공무원 노조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적지 않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오직 주민과 조합원의 복리를 위해 애쓰는 공무원을 보면 ‘그래도 공무원은 이 시대의 보루’라며 위안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바로 안전행정부가 공직사회의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2010년부터 도입한 ‘공무원노사문화대상’에서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으로 인증받은 자치단체들이다.
충북 충주시는 지난 2011년 10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종배 시장의 취임 이후 한 달에 한 번씩 부서별로 ‘도시락 미팅’을 한다. 이 자리에선 시장과 말단 직원들에까지 부서별로 나눠 업무추진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에서부터 지역 민원 등 모든 사안을 두고 소통을 한다. 직원 상하 간 어려움도 토로한다. 새내기 공무원들에겐 멘토링 제도가 있어 간부 공무원들이 나서 조언을 해주고, 때론 술잔을 기울며 공사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
아름다운 칭찬고리 게시판엔 직원들의 미담과 모범 사례가 올려져 업무추진의 촉진제가 되고 있다. 충주시가 이처럼 다양한 노사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일선 자치단체 간부공무원에서부터 임명제 단체장, 충북도 행정부지사, 행안부 차관까지 30여년을 넘게 행정관료를 경험한 이 시장의 소통과 솔선수범이라는 이 시대 고위 공직자가 지녀야 할 리더십 때문이다.
허운영 충주시 공무원노조위원장은 “노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지만 공무원 신분으로 시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민선시대 공무원의 노사관계에 대해 “공무원은 노조원 이전에 주민복리 책무를 방기해선 안 된다"며 "소속 공무원들의 권익과 복리후생에 힘쓰기 위해 노사간 불신을 제거하고 화합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충주시는 우수행정기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받는다.
이같은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자치단체도 있다. 충북지역 한 자치단체는 청사에 들어서면 마치 노사가 극한 대결을 벌이는 파업현장을 방문한 것처럼 건물 외벽엔 정부의 노동 정책을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일부는 정치적인 사안들로 자신들과 무관한 내용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거명도 빼놓지 않아 과연 이 청사가 정부를 대신해 행정을 집행하고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청사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들은 또한 하고싶은 말과 행동을 다 하면서 집단행동에 나약해진 정부가 '엄포성 규제'를 하면 민주주의 훼손이니, 노동운동 탄압이니 운운하고 있다.
현재 전국공무원노조는 전국교원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해직자를 노조원으로 인정하는 자체 규정을 개정하라는 정부의 지침을 거부하는 바람에 법외노조로 취급받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물론 공직사회에서조차 법을 준수하고 이를 집행해야하는 공무원 집단이 스스로 법을 위반해서야 되겠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자치단체장들은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이런 공무원노조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당선만을 의식한 것인데 그것이 약(藥)이 될 지 독(毒)이 될 진 지켜볼 일이다.
충주시와 함께 이번 공무원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기관으로 선정된 경기도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언제나 민원실’을 운영해 365일 24시간 공무원 4개 팀 20여 명이 돌아가며 여권 접수와 생활고충 민원 상담, 현장 민원을 처리한다. 최근엔 경기도의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시간외수당 삭감에 합의했다.
이런 '착한 공무원'이 있기에 진영간 불신과 갈등에 따른 극심한 혼란속에서도 대한민국호(虎)는 항해하고 있다.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1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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