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행안부 소비쿠폰 첫 효과분석…당겨 쓴 소비 미산출 '한계'

병원·차량수리 등 '미뤄둔 지출' 매출 증가…'이연수요'로 해석
결제수단 대체·미래 소비 앞당김 가능성…규모는 별도 산출 안 해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 신청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문구가 붙어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6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지급 방식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신청 첫 주는 혼잡 방지를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하는 '요일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2026.4.26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13조 원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소비 진작 효과를 따져본 전문기관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으나, 기존 소비 대체와 소비시점 조정 등 일부 효과를 보다 정밀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소비 증가분 일부가 원래 발생했을 소비의 결제수단이 바뀌거나 미래 소비를 앞당긴 결과일 가능성을 명시했지만, 각각의 규모는 별도로 산출하지 않았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분석'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5월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13조 5200억 원의 소비쿠폰 지급으로 5조 8600억 원의 소상공인 순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급액의 43.3%가 순매출 증가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지급액의 34.7%가 추가 소비로 연결된 것으로 봤다. 특히 병원과 미용실·목욕탕, 자동차 수리, 수의업처럼 비용 부담 때문에 지출을 미루기 쉬운 업종에서도 매출 증가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소비쿠폰 지급을 계기로 미뤄뒀던 지출이 실제 소비로 이어진 '이연수요'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소비 쿠폰 100만 원당 매출 증가액은 병원 2만 8700원, 미용실·목욕탕 2만 2900원, 자동차 수리 9900원, 수의업 3700원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소비쿠폰이 '어차피 써야 할 돈'이라는 인식을 형성해 미뤄뒀던 지출의 문턱을 낮췄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매출 증가분 가운데 일부가 완전히 새로 생긴 소비라기보다 향후 예정됐던 소비가 앞당겨진 결과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같은 '당겨쓴 소비'가 전체 효과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별도로 산출하지 않았다.

생활밀착형 업종에서도 효과가 두드러졌다. 기타상품전문소매업과 음식점업, 종합소매업, 무점포소매업, 음식료품소매업 등 상위 5개 업종의 순매출 증가분은 쿠폰 100만 원당 21만 4700원으로 전체 순매출 증대 효과의 49.6%를 차지했다. 다만 이들 업종은 평소에도 소비가 이뤄지는 분야인 만큼 기존 소비가 쿠폰 결제로 대체된 규모 역시 별도로 구분되지 않았다.

보고서에서는 지역별 특성과 시점 효과 등을 통제해 소비쿠폰 지급 전후 카드소비 변화를 분석해 6개월간 소비 증가액을 지급액과 비교한 '소비전환율'을 34.7%로 산출했다. 그러면서도 연구진들은 "소비쿠폰 사용이 기존 소비를 대체한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추가 소비를 유발한 것인지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래전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같은 사업에 대해서는 투입 대비 효과 분석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해 왔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기여했으나, 이번 연구용역 보고서에서는 추가 소비 진작 규모와 같은 효과가 빠져 아쉽다"고 평가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