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암살자(들)', 역사 왜곡이 흥행 연료 돼선 안 돼…사죄해야"
"창작의 자유, 무책임한 예술 면죄부 아냐"…정치권 가세에도 경계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역사적 상처와 진영 갈등이 흥행의 연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제작진의 사과를 촉구했다.
오 시장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창작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예술이 역사의 상처를 다시 헤집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덧씌워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내는 흉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15일 발생한 육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건의 배후에 있는 것처럼 암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치권까지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허진호 감독의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채택을 요구했고, 이날 제작진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육영수 여사의 서거는 유가족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이고, 국민들에게는 현대사의 비극으로 남은 사건"이라며 "그 아픔을 기억하는 많은 국민들이 이번 영화를 보며 느끼는 분노와 허탈감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역사를 비트는 방식으로 고인의 명예를 다시 훼손하는 것은 창작의 자유와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오 시장은 정치권이 논란에 가세하는 데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정치권이 가세하고 진영이 맞붙을수록 영화는 더 큰 주목을 받는 데 성공한다"며 "의도했든 아니든 역사 논쟁이 흥행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업영화가 흥행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고 사회적 갈등마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단으로 소비된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상처와 진영 갈등까지 흥행의 연료로 삼는 얄팍한 노이즈에 휩쓸릴 만큼 우리 국민은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알베르 카뮈의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도 인용했다. 그는 카뮈의 '예술은 나에게 고독한 향락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소개하며 "예술가 역시 사회와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으며 보편적인 진실과 호흡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창작의 자유'가 무책임한 예술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제작진은 적어도 유가족들께는 어머니를 총탄에 잃은 아픔까지 노이즈마케팅에 활용한 데 대해 사죄하고,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암살자(들)' 제작진은 역사 왜곡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제작진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영화가 1974년 사건을 모티브로 다양한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기존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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