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협상 결렬에 '무기한 파업'…16일 출근길 '초비상'

자정까지 대기 후 불발 시 16일 첫차부터 파업…'교통대란' 우려
서울시, 셔틀버스 1500대 투입·지하철 202회 증회

김정환 서울시버스사업조합 이사장과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제2차 조정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9.15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한지명 기자 = 8개월 만에 서울 시내버스가 다시 멈춰 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16일 출근길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월 파업 당시 시내버스 운행률이 6.8%까지 떨어져 사실상 버스가 멈췄던 만큼 또다시 '출근길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 파업은 이틀 만에 끝났지만 이번에는 노조가 '타결될 때까지 무기한 파업'을 선언해 교통 혼란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15일 오후 9시 30분 조정 회의를 마친 뒤 지부위원장 회의를 열고 파업 방침을 정했다. 법정 조정 기간이 끝나는 자정까지 사측의 추가 제안을 기다리기로 했지만, 타결되지 않으면 16일 각 노선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은 "오후 2시부터 9시 30분까지 사측 요구안이 나온 것이 하나도 없다"며 "타결될 때까지 무한정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월엔 이틀 만에 타결…이번엔 시작부터 '무기한'

서울 시내버스가 파업에 들어가면 불과 8개월 만이다. 지난 1월에도 노사는 통상임금 반영과 임금체계 개편 등을 놓고 충돌한 끝에 파업에 들어갔다.

당시 첫날 시내버스 운행률은 6.8%까지 추락했다. 버스 100대 가운데 7대도 채 운행하지 않으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이 지하철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한꺼번에 몰렸다.

파업은 노사가 2025년도 기본급을 2.9% 인상하는 데 합의하면서 이틀 만에 끝났다.

그러나 가장 큰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문제는 풀지 못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시간당 통상임금을 어떤 기준으로 계산할지를 놓고 노사 간 이견이 컸기 때문이다.

결국 8개월 전 미뤄둔 문제가 이번 파업의 불씨가 됐다. 노조는 단체협약에 따라 월 176시간을 기준으로 통상임금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서울시와 사측은 관련 법원 판결이 엇갈리고 있어 230시간 등 다른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176시간을 적용하면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에 따른 임금 상승효과가 약 16.1%에 달하지만, 230시간을 적용할 경우 약 7.8%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올해 임금 인상률이 아니라 통상임금 산정 기준과 임금체계가 얽힌 문제인 만큼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노조가 파업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것도 변수다. 파업 이후에도 협상은 이어갈 수 있지만 타결이 늦어질수록 시민들의 교통 불편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15일 서울 시내 한 공영차고지에 주차된 버스 전면에 파업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9.15 ⓒ 뉴스1 김성진 기자
셔틀 1500대 투입·지하철 202회 증회

당장 가장 큰 고비는 16일 아침 출근길이다. 지난 1월처럼 시내버스 운행률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경우 평소 이용하던 버스를 정상적인 출퇴근 수단으로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파업 때보다 대체 교통수단을 크게 늘려 대응한다.

우선 자치구와 함께 최대 1500대의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한다. 지난 1월 파업 당시 첫날 500대, 둘째 날 700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2~3배 규모다. 자치구 셔틀버스는 주요 주거지역과 지하철역을 연결하고 서울시도 별도로 전세버스를 투입해 주요 간선도로의 교통수요를 분산한다.

지하철은 하루 202회 증회한다. 출퇴근 집중 운행시간을 늘리고 막차도 종착역 기준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해 버스 이용객을 최대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파업 기간에는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는 일반 차량 통행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하지만 대체 교통수단만으로 시내버스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월에도 지하철 증편과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했지만 버스 운행률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면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역과 주요 도로 곳곳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이번에는 파업 종료 시점도 가늠하기 어렵다. 노조가 '타결 때까지' 파업 방침을 세운 만큼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시민 불편도 누적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비상수송대책을 즉시 가동하고 상황에 따라 대체 교통수단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시민의 출근길과 일상이 최대한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