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가면 무슨 일 해요?"…업무 불확실성에 이동 꺼리는 검사들
"수당 때문에 옮기진 않아"…'검사→수사관' 신분 변화 부담
일부 평검사 '찍먹' 수요도…검찰수사관은 처우에 상대적 관심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정부가 검사와 검찰수사관을 상대로 인력 확보에 나섰지만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중수청 이동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검사에서 '수사관'으로 신분이 바뀌는 데 대한 거부감에 더해 중수청에서 맡게 될 구체적인 업무와 향후 인사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월 최대 20만원의 별도 수당과 관사 등 처우 개선책도 검사들의 이동을 끌어낼 유인으로는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다만 직접 수사를 계속하고 싶거나 향후 변호사 개업을 염두에 두고 중수청에서 수사경력을 쌓으려는 일부 평검사들은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검사에서 수사관으로 바뀌는 신분 변화와 중수청에서 맡게 될 업무, 향후 인사체계의 불확실성 등이 중수청 이동을 꺼리는 주요 이유로 거론된다.
수도권 검찰청 소속 평검사 A씨는 "검사라는 직함에서 수사관으로 신분이 바뀐다는 데 거부감을 느끼는 검사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며 "검사들은 수당을 더 받느냐의 문제 때문에 중수청으로 옮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방 검찰청 소속 부부장검사 B씨도 수당보다 중수청에서 실제 어떤 업무와 역할을 맡게 되는지, 향후 인사체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공소청에 남을 경우 기존 형사부 검사 업무의 상당 부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중수청 이동 유인이 크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A씨는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더라도 기소·불기소 판단과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재수사 요청 등 기존 업무의 상당 부분은 남는다"며 "굳이 중대범죄 직접 수사를 위해 중수청으로 갈 유인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수청 직급은 정해졌지만 실제 역할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 출신 3·4급 수사관이 하위직 수사관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맡을지, 개별 사건을 직접 담당하는 수사 실무자로 일할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A씨는 "3·4급으로 가더라도 하위직 수사관을 지도·감독하는 것인지, 개별 사건을 직접 맡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뭐 하나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B씨 역시 중수청에서 맡게 될 실제 역할과 향후 인사체계가 명확하지 않은 점이 검사들이 지원 결정을 미루는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검사 신분을 내려놓은 뒤 중수청에서 수사한 사건의 영장 등을 공소청 검사에게 신청해야 하는 구조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검찰 조직을 떠나 별도 기관으로 옮기면서 기존 조직 내 인사·선후배 관계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점도 이동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검사들이 모두 중수청행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직접 수사를 계속하고 싶거나 향후 변호사 개업을 염두에 두고 중수청에서 중대범죄 수사경력을 쌓으려는 일부 평검사들은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임용된 평검사 C씨는 저연차 검사들 가운데 직접 수사 경험을 쌓기 위해 중수청 지원을 검토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향후 변호사 개업 등을 염두에 두고 일정 기간 중수청에서 수사경력을 쌓은 뒤 진로를 다시 정하려는 수요도 있다는 설명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처럼 일정 기간 중수청에서 직접 수사경력을 쌓는 방안을 두고 이른바 '찍먹'이라는 표현도 쓰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씨는 검사 신분을 내려놓고 수사관으로 전환되는 데 대한 부담과 향후 업무·인사체계의 불확실성 때문에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수사관들의 분위기는 검사들과 다소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사와 달리 '검사'라는 직함을 내려놓아야 하는 신분 변화의 부담이 없고 별도 수당과 기존 처우 보전책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임용설명회에는 평검사 140여명을 포함한 검사 210여명과 수사관 등 총 2140여명이 참석했다. 검사 외 검찰 직원들도 다수 참석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지난 7일부터 검사와 검찰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특례임용 신청을 받고 있다. 실제 검사와 검찰수사관이 얼마나 중수청행을 선택할지는 오는 20일 신청 마감 이후 드러날 전망이다.
kjwowe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