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대응→AI·주거 투자'…서울시 추경, 넉달 만에 무게중심 이동

1차 1조4570억→2차 2조8061억…올해 두 차례 총 4조2631억 추경 편성
2차 추경 66.6%는 법정의무경비…실질 시민체감사업에는 8100억 투입

서울시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시가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추경의 무게중심이 '고유가 위기 대응'에서 '민생 안정과 미래 투자'로 이동했다.

지난 4월 편성한 1차 추경이 중동 정세 불안과 고유가에 대응해 교통비와 생활비 부담을 낮추고 소상공인 등 피해계층을 지원하는 '긴급 처방' 성격이었다면, 넉 달 만에 나온 2차 추경에는 청년 인공지능(AI)과 주거, 미래산업, 출산·양육, 생활안전 등에 대한 투자가 대거 담겼다.

10일 서울시는 2조8061억 원 규모의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지난 4월 편성한 1차 추경 1조4570억 원과 비교하면 1조3491억 원 늘어난 규모다. 올해 두 차례 추경 규모를 더하면 4조2631억 원에 달한다. 추경안이 원안대로 통과하면 올해 서울시 전체 예산은 56조5735억 원으로 늘어난다.

1차 추경은 '고유가 소방수'…교통·소상공인에 집중

지난 4월 1차 추경의 키워드는 '고유가'였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위기가 확산하자 서울시는 민생 부담을 즉각 낮추는 데 재정을 집중했다.

실제 1차 추경 1조4570억원 가운데 고유가 대응 체질개선에 4976억 원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4695억 원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 배정됐다.

대표적으로 기후동행카드 30일권 이용자에게 3만 원을 돌려주는 한시 할인에 1068억 원, K-패스 할인·환급률을 높이는 데 1571억 원을 각각 편성했다. 서울교통공사와 시내버스에 각각 1000억 원씩 총 2000억 원을 지원하는 대중교통 재정지원도 포함됐다.

또 고유가와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피해계층 밀착지원에 1202억 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811억 원을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했다.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도 15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두 배 늘렸다. 택시와 화물차 운송사업자 유가보조금에는 360억 원을 투입했다.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대한 서울시 매칭분 1529억 원도 별도로 편성했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55만 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정에는 45만 원을 우선 지원하고 이후 소득 하위 70% 시민에게 1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국제정세와 유가 급등이라는 외부 충격이 시민의 교통비와 생활비, 소상공인의 경영비용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추경이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5.18 ⓒ 뉴스1 이호윤 기자
2차는 AI·청년·주거로…'미래 투자' 비중 확대

넉 달 뒤 나온 2차 추경의 성격은 사뭇 다르다. 당장의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보다는 복지·주거 안전망을 보강하고 청년과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데 무게를 뒀다.

2차 추경 규모는 2조8061억 원이며, 1차 추경의 두 배에 육박한다. 다만 전체의 66.6%인 1조8698억 원은 2025회계연도 결산에 따른 자치구·교육청 지원과 각종 기금 적립 등 법정의무경비다.

서울시가 시민 체감사업으로 분류해 투입하는 예산은 8100억 원이다. 복지·주거 중심의 '함께하는 서울'에 4097억 원, 청년·미래산업·야간경제를 포함한 '성장하는 서울'에 2319억 원, 생활안전과 결혼·출산·양육·건강 분야인 '살기 좋은 서울'에 1684억 원을 배정했다.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취약계층의 생계·의료·주거 안전망이다. 기준중위소득 인상 등에 따른 수급자 증가를 반영해 생계·의료급여에 2221억 원을 추가 투입한다. 주거급여 지원에도 440억 원을 편성해 지원 대상을 34만7000가구에서 36만4000가구로 확대한다.

청년 정책의 변화도 눈에 띈다. '청년 AI 성장권'에 56억 원을 편성해 19~29세 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 50만 명에게 챗GPT와 제미나이 등 고급 생성형 AI 이용권을 1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 지원 대상도 기존 8000명에서 1만 명으로 확대한다.

미래산업 투자 역시 확대한다. 전기차 구매 지원 대수를 2만711대에서 2만6501대로 늘리고 전기버스 급속충전기는 48기에서 89기로 확대한다.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도 지난해 3대에서 올해 19대로 늘린다.

이외에 6·7호선 노후 전동차 368칸 교체에 177억원을 투입하고 해체공사장 상시점검 대상을 762곳에서 1457곳으로 확대한다. 35세 이상 임산부 의료비 지원 대상은 2만 명에서 2만8000명으로 늘리고 출생아 증가 추세를 반영해 첫만남이용권 지원 대상도 1876명 추가한다.

1차 추경이 고유가와 '3고'라는 외부 충격에 대응해 교통비·생활비를 낮추고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데 집중했다면, 2차는 법정의무경비를 우선 반영하면서 남은 재원을 복지·주거 안전망과 AI·청년·미래산업, 생활안전에 배분한 셈이다.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이번 추경은 법정의무경비와 국고보조사업 매칭 등 연내 필수 재정 수요를 우선 반영하고, 제한된 가용재원은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 생활안전 강화에 집중했다"며 "시의회 의결 후 신속히 집행해 시민이 변화를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