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약범죄 4건 중 1건 강남…예방·치료 통합모델 '국제 주목'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 45개 전문가 추천 사례 선정
경찰 단속부터 익명검사·치료·회복까지 한 체계로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에서 발생한 마약범죄 4건 중 1건 이상이 집중된 강남구가 사후 단속과 처벌에서 벗어나 예방부터 검사, 치료, 회복까지 하나로 묶은 마약류 대응체계를 구축해 국제 도시혁신 사례로 선정됐다.
서울 강남구는 마약류 예방 종합대책 '위험에서 예방으로: 도시 중독 문제에 대응하는 통합 공공안전 모델'이 제7회 광저우 국제 도시혁신상 전문가 추천 사례에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광저우 국제 도시혁신상은 중국 광저우시와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세계대도시연합(Metropolis)이 공동 주최하는 국제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과 공공행정 혁신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 시작됐다.
올해는 60개 국가·지역의 248개 도시·지역에서 381개 사업이 출품됐다. 기술위원회는 이 가운데 45개를 전문가 추천 프로젝트로 선정하고 이 중 15개를 최종 입선작으로 추렸다. 강남구의 사업은 45개 전문가 추천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강남구가 마약 문제에 선제적으로 나선 데는 지역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2024년 기준 강남구에서 발생한 마약범죄는 817건으로 서울 전체 3052건의 26.8%를 차지했다.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 의료용 마약류 취급기관도 3255곳으로 서울 전체의 14.5%가 밀집해 있다.
특히 서울에서 처방되는 케타민의 76%, 프로포폴의 44%가 강남구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광저우상 심사 자료도 높은 의료용 마약류 처방 비중과 2023년 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등을 강남구가 기존 대응체계를 바꾸게 된 배경으로 들었다.
기존에는 경찰이 단속·수사, 보건소가 행정처분, 의료기관이 치료를 각각 담당하는 등 기관별 대응이 분절돼 있었다. 이에 강남구는 마약 문제를 범죄 단속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노출 예방-익명검사-치료-회복'을 연결하는 지역 단위 대응체계를 만들었다.
구는 2024년 3월 '강남구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에 관한 조례'를 개정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경찰과 관세청, 교육청, 의료단체 등 16개 기관이 참여하는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 공동대책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자치구가 중심이 돼 관련 기관을 하나의 협력체계로 묶은 것이 특징이다.
주민이 신분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마약류 6종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익명검사도 운영한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서울시 지정 중독치료 동행의원과 연계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유한 의료용 마약류 사용 빅데이터를 활용해 오남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도 점검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동남권 최초로 '강남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열어 대응 범위를 마약뿐 아니라 도박, 미디어, 알코올 등 4대 중독으로 확대했다. 센터에서는 조기 선별부터 사례관리와 재활, 인식 개선까지 지원한다.
광저우상 공식 심사자료에 따르면 강남구는 2025년 한 해 4만6076명을 대상으로 354차례 마약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115차례 홍보·인식개선 활동을 진행했다. 익명검사 27건 가운데 1건은 양성 판정 후 전문검사기관으로 연계됐으며 중독치료 협력의원을 통한 외래진료는 967건 이뤄졌다.
강남구의 마약범죄 발생 건수는 2023년 972건에서 2024년 817건으로 약 16% 감소했다. 다만 광저우상 자료는 이 감소를 통합 대응체계의 성과로 소개하고 있지만 범죄 감소가 해당 정책만의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약물 중독 문제에 대한 선제적·통합적 대응으로 국제무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게 돼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촘촘한 중독 예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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