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 이후 유승민 만난 오세훈 "마음이 많이 바쁩니다"

"대안정당 바로 세우자"…당 지지율 하락에 쇄신·정권 재창출 협력
지방선거 연대 이어 지속 소통 합의…사법리스크 속 당내 우군 확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유승민 전 의원과 면담했다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민의힘을, 국민의 신뢰를 받는 대안정당으로 다시 세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 시장이 당내 대표적인 중도·개혁 성향 인사인 유 전 의원과 지방선거 당시의 연대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정치적 보폭을 다시 넓히는 모습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시장 공관에서 만찬을 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돌아보는 한편 향후 국민의힘과 보수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병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자리에 함께했다.

오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탠 유 전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서울을 지켜준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국민의힘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안정당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필요한 역할을 함께하기로 했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쇄신 동력을 충분히 이어가지 못한 채 최근 지지율마저 다시 하락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재명 정부의 무능과 폭주를 제대로 견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보수정치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고 다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회동은 오 시장이 지난달 22일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받은 뒤 이뤄진 주요 정치권 인사와의 공개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는다. 오 시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오 시장이 항소심 준비와 시정 운영을 병행하는 가운데 유 전 의원과 당의 쇄신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협력을 공식화하면서 당내 우군을 넓히기 위한 행보에도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내 대표적인 개혁보수 인사로 중도층과 수도권, 청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오 시장 역시 강성 지지층에 머물러서는 수도권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온 만큼 두 사람의 정치적 지향점이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특히 유 전 의원은 회동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힘이 2028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통합과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 찬반을 둘러싼 당내 싸움을 끝내고 통합해야 한다며 혁신의 방향으로 중도·수도권·청년층을 뜻하는 '중수청'을 제시했다. 중도와 보수의 지지를 함께 얻지 못하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를 모두 아우르는 당내 통합을 주장해 온 유 전 의원과의 협력은 오 시장이 특정 계파에 매이지 않고 당내 접점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향후 원내 의원과 수도권 인사들의 지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유 전 의원이 정치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의 쇄신과 수도권 경쟁력 회복을 고리로 연대했다. 유 전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오 시장을 공개 지원했고 오 시장은 유 전 의원의 합류를 "천군만마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만찬은 가벼운 안부로 시작됐다. 유 전 의원이 "요새 바쁘셔서 어떡하느냐"고 묻자 오 시장은 "마음이 많이 바쁩니다"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국내에서 잠시 휴가를 보냈지만 이틀 만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휴가 중 성수대교 안전점검 현장을 찾은 데 대해서는 "시민들이 불안해하시니 심층적으로 검사해 안심시켜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만찬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