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심, 5개 여론조사 쪼개 반격…'의뢰·대납 연결고리' 깬다
법원이 무죄 조사에 적용한 '제3자 의뢰 가능성' 집중 부각
양형 감경 아닌 유죄 판단 뒤집기…오 시장·특검 모두 항소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여론조사 5건의 의뢰와 비용 지급 경위를 각각 분리해 다툴 전망이다.
벌금 1000만 원을 단순히 감경받는 양형 싸움이 아니라,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한정 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1심의 사실관계 판단 자체를 뒤집는 데 무게를 둔 전략이다.
2일 서울시 안팎에 따르면 오 시장 측은 1심 판결문을 분석하며 항소심 변론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항소심에서는 여론조사별 의뢰 주체와 김씨의 입금 목적, 오 시장이 실제로 비용 대납을 요청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심 재판부는 명태균 씨 측이 실시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1~4번과 6번 등 5건은 오 시장이 의뢰하고 김씨가 비용 2100만 원을 대신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과 명씨가 만난 직후 여론조사가 시작됐고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조사 표본수와 결과에 문제를 제기한 뒤 김씨가 1000만 원과 550만 원씩 두 차례 입금한 흐름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반면 5번과 7~9번 조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제3자가 의뢰했거나 명씨가 자발적으로 실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10번 조사도 오 시장 측이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지만, 김씨가 지급한 돈이 해당 조사비용이라는 점은 입증되지 않았다며 대납 부분은 무죄로 봤다.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 법원이 무죄로 판단한 조사에 적용한 논리를 유죄로 인정한 5건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를 전달받거나 표본 방식에 항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오 시장이 사전에 비용 지급을 전제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명씨나 제3자가 독자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을 가능성은 없는지를 다시 따진다는 것이다.
첫 번째 승부처는 1~3번 비공표 여론조사다.
1심은 김씨가 명 씨를 직접 만나기 전인 2021년 2월1일 1000만 원을 보낸 만큼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지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씨가 강 전 부시장에게서 명 씨 연락처를 받아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연락처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한 시기에 제주도에 머물고 있어 해당 상황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다.
항소심에서는 김 씨가 명 씨 연락처를 받은 정확한 시점과 최초 연락 내용, 제주도 체류·이동 기록, 1000만 원의 실제 지급 목적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오 시장이 김씨에게 여론조사비를 지급하라고 요청한 직접적인 메시지나 통화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남과 입금 시점 등 간접 정황만으로 대납 요청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도 공략 대상이다.
4번과 6번 공표용 여론조사에서는 강 전 부시장이 A언론사를 조사 의뢰 매체로 연결하고 불리한 조사 결과에 항의한 행위가 실제 조사 의뢰를 의미하는지가 핵심이다.
1심은 4번 조사 결과가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나오자 오 시장 측이 항의해 공표가 늦어지고 해당 언론사가 조사의뢰자에서 제외됐다고 판단했다.
6번 조사 역시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강 전 부시장과 명 씨가 크게 다툰 점을 오 시장 측이 조사에 관여한 정황으로 봤다.
오 시장 측은 언론사를 소개하거나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한 행위와 사전에 비용 대납을 전제로 조사를 맡긴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언론사를 조사의뢰자에 포함하거나 제외한 실제 결정 주체가 누구인지, 오 시장 측이 그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도 구체적으로 따질 전망이다.
김씨가 지급한 2100만 원이 실제로 1~4번과 6번 조사비용에 해당하는지도 다시 다뤄진다.
1심은 입금 시점과 조사 실시 시점을 토대로 1000만 원은 1~3번 조사비, 두 차례의 550만 원은 각각 4번과 6번 조사비라고 판단했다.
오 시장 측은 조사별 계약서나 견적서, 비용 청구서 등 직접적인 자료 없이 입금 시점만으로 특정 여론조사의 대금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1심도 10번 조사에서는 오 시장 측 의뢰를 인정하면서도 김씨의 입금액이 어떤 조사에 대한 대가인지 특정되지 않는다며 비용 대납은 인정하지 않았다.
오 시장 측은 지난 22일 1심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오 시장은 직접적인 지시나 관여를 입증할 증거 없이 명씨 진술과 주변 정황만으로 유죄를 선고했다며 판결에 불복한다는 입장이다.
특검도 최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특검은 당초 오 시장이 여론조사 10건을 의뢰하고 김씨에게 비용 3300만 원을 대납하게 했다며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은 이 가운데 5건과 2100만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특검의 구체적인 항소 취지는 항소이유서를 통해 정리될 예정이지만,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나머지 여론조사와 1200만 원의 대납 여부, 징역형 구형보다 낮게 선고된 벌금형의 적정성이 항소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오 시장 측이 주장하는 전부 무죄뿐 아니라 특검이 문제 삼은 일부 무죄와 양형까지 함께 심리하게 된다. 1심에서 각각 벌금 300만 원과 500만 원을 선고받은 강 전 부시장과 김씨의 공모·대납 경위도 오 시장 혐의와 맞물려 다시 판단될 전망이다.
특검법상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전심 판결 선고일부터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하는 신속재판 규정이 적용된다. 규정대로 진행될 경우 항소심은 오는 10월 안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오 시장 측은 현재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서평, 윤준·박병규·양소영 변호사 등이 참여한 변호인단을 토대로 항소심 대응을 위한 추가 보강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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