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위험교량 57곳 예산 없이 방치…E등급 4곳에 21억 긴급 투입
정부, D·E등급 노후교량 합동점검…D등급 53곳도 지원 추진
서소문 고가 붕괴 후속 대책…발주·설계·시공 전 과정 안전기준 강화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정부가 전국 노후교량을 점검한 결과 안전조치가 시급하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위험교량 57곳이 확인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안전등급 E등급 교량 4곳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21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행정안전부는 국토교통부, 지방정부, 국토안전관리원, 민간 전문가와 함께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노후교량을 대상으로 정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국토부 시설물 통합정보시스템에 지난 5월 기준 D·E등급으로 등재된 교량 115곳을 비롯해 합동점검 과정에서 등급이 D·E등급으로 변경되거나 중대 결함이 발견된 2곳, 올해 집중안전점검에서 위험하다고 판단된 4곳 등이다.
점검 결과 E등급 4곳과 D등급 53곳 등 총 57곳은 보수·보강이나 철거 등 안전조치가 필요하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E등급 교량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21억원을 지원한다. D등급 교량 53곳도 관할 지방정부와 안전조치 계획과 재원 분담 방안을 협의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점검은 지난 5월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의 후속 대책으로 추진됐다. 당시 철거 중이던 고가 상판 일부가 무너지면서 현장 관계자 3명이 숨지고 서울시·서대문구 공무원 등 3명이 다쳤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2019년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 정밀안전진단에서 주요 부재 손상과 구조적 위험이 확인돼 D등급을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고가 철거공사를 진행해 왔다.
행안부는 노후교량을 철거하거나 신설·보강하는 과정에서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주·설계·시공 단계별 안전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발주 단계에서는 유사한 철거공사 경험을 보유한 시공사가 선정될 수 있도록 실적 평가를 강화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공사를 설계안전성 검토 대상으로 지정해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평가한다.
시공 단계에서는 안전관리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고 전문 구조기술사의 안전성 확인을 거친 뒤 작업하도록 할 예정이다.
작업 중 구조물 침하나 균열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이후 충분한 시간 동안 구조물의 변화를 관찰하고 드론과 폐쇄회로(CC)TV 등 장비를 우선 활용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작업을 재개하도록 한다.
행안부와 국토부,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서소문 고가 재발방지대책 전담팀(TF)'은 서소문 고가와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에 대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해체공사 전반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위험에 방치돼 있던 교량들을 신속히 지원하겠다"며 "서소문 고가 사고의 교훈을 바탕으로 노후 구조물 철거공사 전반의 안전관리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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