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수 "쇠퇴하던 강북구 반전 만들 것…정비사업 2년 단축"[인터뷰]

133개 정비사업 지원단 7명→30명…"행정은 인허가 넘어 조력자"
'가짜 노동' 줄이고 구정 만족도 매년 공개…"출퇴근 인사 4년 내내"

정창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강북구청 제공)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정창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쇠퇴하던 강북구를 올해 반전시키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낙후된 주거환경 개선을 민선 9기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 16일 강북구청장 집무실에서 뉴스1과 만나 "강북에서 16년을 살았지만 선거운동을 하며 제가 몰랐던 낙후 지역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단순히 집을 조금 수리하는 정도로는 해결할 수 없는 주거환경을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 전역에서 추진 중인 133개 정비사업의 지원조직을 확대해 평균 12년가량 걸리는 사업 기간을 구청 단계에서 2년 정도 줄이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정비사업 지원인력 7명→30명…사업 기간 2년 단축

강북구에서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역세권 정비사업 등 133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정비사업 담당 조직을 '정비사업신속추진지원단'으로 개편하고 인력을 기존 7명에서 30명으로 확대한다.

신속한 인허가와 단계별 컨설팅, 사업성 검토, 민간 전문가 자문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행정체계를 구축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 구청장은 "현재 공무원 한 명이 정비구역 3곳 이상을 맡는 경우가 있다"며 "불필요한 업무는 다른 부서로 넘기고 담당자가 개별 사업을 밀착 관리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비사업에서 가장 긴 시간이 걸리는 부분은 공사 자체보다 주민 갈등과 행정 절차"라며 "구청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업 기간을 2년이라도 줄여보겠다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개발 속도만 앞세우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더라도 공동체는 지키고 도시가 새로워져도 사람 사는 온기는 남아 있어야 한다"며 "오랫동안 강북을 지켜온 주민들이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짜 노동' 없애고 성과 따라 예산 재편"

예산·재정 전문가인 정 구청장은 선거 과정에서 내건 '새는 돈을 막고 숨은 돈을 찾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실행할지도 밝혔다.

그는 모든 사업의 예산을 일률적으로 삭감하는 대신 불용률이 높거나 투입한 재원에 비해 성과가 낮은 사업을 골라 조정하겠다고 했다. '새는 돈'을 줄여 확보한 재원은 돌봄과 교육, 청년·한부모가정 지원 등 주민 수요가 큰 분야에 다시 투입한다.

'숨은 돈'은 중앙정부와 서울시 공모사업, 특별교부금 등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외부 재원을 뜻한다. 정 구청장은 외부 재원 확보를 늘리는 한편 지방교부세율 인상과 국고보조율 현실화에도 다른 기초지방정부와 함께 나설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기계적으로 모든 사업의 예산을 몇 퍼센트씩 깎는 것은 전문가가 하는 일이 아니다"며 "어떤 사업은 줄이고 어떤 사업은 늘려야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 내부에서는 보고를 위한 보고와 관행적으로 반복되는 업무를 '가짜 노동'으로 보고 줄이기로 했다. 그는 "공무원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기획할 수 있어야 사업도 잘된다"며 "업무 진단을 통해 불필요한 일을 정리하고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약을 포함한 100개 구정 과제를 묶은 '강북의 변화 100'도 마련해 각 부서가 중장기 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방침이다.

구정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주민 의견을 직접 듣겠다는 방침이다. 정 구청장은 주민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 근무시간에 문자가 들어오면 3시간 안에 직접 답하고 있다.

온라인 소통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일상 공간도 직접 찾고 있다. 수유역과 미아역, 미아사거리역, 솔샘역 등에서 주 1~2차례 출퇴근 인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선거 때만 주민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며 "출퇴근 인사는 4년 내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선 개통·동부선 추진…"서울시와 불필요한 갈등 안 해"

교통 분야에서는 2027년 11월 준공 예정인 동북선의 차질 없는 개통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4·19민주묘지에서 강북구청사거리와 성수, 청담을 거쳐 종합운동장까지 연결하는 동부선은 경제성 분석을 새로 진행해 서울시를 설득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새벽 5시대 수유역 첫차를 타면 강남 일자리로 향하는 주민들이 7~8시보다 더 많이 보일 때도 있다"며 "지역 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지만 그전까지는 주민들에게 필요한 교통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갈등은 하지 않겠다. 그렇다고 원칙 없이 협력하지도 않겠다"며 "동부선과 정비사업 등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구정 만족도를 매년 조사해 주민들에게 공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점수가 내려간다면 사과하고 반성해야 하고, 올라간다면 왜 올랐는지 분석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강북에 사는 것이 좋다', '계속 살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성적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북구의 쇠퇴를 반전시킨 첫 번째 구청장, 주민의 자부심을 높인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좋은 자연환경과 공동체는 살리고 부족한 인프라는 고쳐 강북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