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 '감사의 정원'서 참전 인연·우정 강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강뉴합창단', 서울시와 한무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에서 열린 6.25전쟁 제7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6.23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참전용사 후손들이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에서 평화와 우정을 노래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30분 감사의 정원에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로 구성된 강뉴합창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시합창단이 참여하는 문화교류 공연 '그날의 용기, 오늘의 노래'가 열렸다.

공연은 75년 전 전장에서 시작된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인연을 미래세대의 문화 교류와 우정으로 이어가기 위해 마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보훈·문화예술계 관계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시향 현악 5중주로 시작된 공연에서는 비보이팀의 축하 무대와 서울시합창단의 '그리운 금강산', '아름다운 나라' 공연이 이어졌다.

강뉴합창단은 '고향의 봄'과 '홀로아리랑'을 우리말로 불렀으며 에티오피아 전통춤과 부채춤도 선보였다. 서울시 어린이기자단과 합창단원이 함께하는 꽃다발 증정식과 '감사의 빛' 세리머니도 진행됐다.

강뉴합창단은 사단법인 따뜻한하루가 강뉴부대 참전용사 후손들과 함께 2018년 창단했다. 이번 방한단에는 강뉴부대원으로 참전한 테스파예 아스마마우 씨(95)와 8~16세 후손 단원 34명이 참여했다.

합창단원 마크 군(14)은 "할아버지가 오늘 저와 함께 감사의 정원에 오셨다면 정말 기뻐하셨을 것"이라며 "한국이 할아버지의 희생을 잊지 않아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했다.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황실근위대를 중심으로 편성한 강뉴부대는 연인원 3518명이 참전해 253차례 전투에서 모두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122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다쳤다. 51년 한국에 도착해 적근산 전투와 철의 삼각지 공방전 등 중부전선 주요 전투에 투입됐다. 전투가 끝난 뒤에는 전쟁고아를 위한 보육시설 '보화원'을 운영하는 등 전후 복구에도 힘을 보탰다.

지난 5월 문을 연 감사의 정원에는 6·25전쟁 참전 22개국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높이 6.25m의 석재 기둥 23개가 설치돼 있다. 개장 직후인 5월 13일부터 23일까지 광화문광장 방문객은 134만735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만750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오 시장은 "75년 전 목숨을 걸고 싸운 강뉴부대가 지켜낸 것은 대한민국의 영토만이 아니었다"며 "이 땅에 다시 노래와 춤이 울려 퍼지고 누구나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미래까지 지켜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무대는 그날의 용기가 오늘의 노래가 되고, 참전의 인연이 미래세대의 우정으로 이어지는 뜻깊은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