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하루 앞 오세훈 '정치 운명' 공방 격화…시정·대권 행보 기로
특검 尹 유죄 판결 의견서·與 "법적 단죄"…오 측 "재판부 흔들기"
"명태균 진술 포렌식과 배치·비용 산정 모순"…무죄 선고 확신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5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 9기 시정과 향후 정치 행보를 좌우할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1심 선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막판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법원의 엄정한 판단을 촉구하자, 오 시장 측은 '재판부 흔들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명태균 씨 진술과 배치되는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 무죄를 뒷받침하는 물증이 법정에서 확인됐다는 주장도 내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의 1심 선고기일을 연다. 특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선고되더라도 오 시장이 곧바로 시장직을 잃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당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1심에서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이 선고되면 오 시장은 상급심을 이어가는 동안 사법리스크를 안고 시정을 이끌어야 한다. 민선 9기 주요 정책 추진뿐 아니라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데도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대로 무죄나 벌금 100만 원 미만이 선고되면 오 시장이 주장해 온 '특검의 정치적 기소'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사법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내면서 시정 운영과 향후 정치 행보의 운신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가 조사비용 3300만 원을 대신 지급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오 시장이 선거에 활용할 목적으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김 씨의 비용 대납 과정에도 관여하거나 최소한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최근 윤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사건 1심 판결 내용을 분석한 의견서를 오 시장 사건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검은 의견서에서 오 시장이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했고 명 씨가 이를 위해 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며 오 시장을 실질적인 의뢰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공세에 나섰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사법부는 어떠한 정치적 압박이나 정무적 고려도 배제하고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준엄한 법적 단죄를 내려야 한다"며 "선고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지난 14일 "이번 판결이 세운 엄정한 잣대가 오 시장 재판에서 무뎌질 이유가 없다"며 "사법부의 일관되고 준엄한 판단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선고를 이틀 앞둔 20일 입장문을 내고 특검과 민주당의 움직임을 '재판부 흔들기용 여론전'으로 규정했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선고 공판을 불과 며칠 앞두고 특검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언론에 유포한 데 이어 민주당 지도부까지 나서 억지 유죄를 강요하고 있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재판부 흔들기"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 측은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오 시장 사건은 증거 관계와 비용 지급 구조가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직접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 녹취 등이 존재하지만, 오 시장이나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명 씨와 여론조사 문제를 직접 논의한 메시지나 녹취는 없다는 것이다.
오 시장 측은 명 씨가 2021년 1월22일 오후 3시30분쯤 오 시장과 네 차례 통화하며 여론조사를 일괄 의뢰받았다고 진술했지만, 관련자 카카오톡 포렌식 결과 설문지가 이보다 1시간여 앞선 오후 2시20분 이미 작성돼 전송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관련자가 제3자와 나눈 대화에는 서울 지역 조사를 두고 "김종인 의뢰"라고 기재돼 있었고, 김 씨와 명 씨가 오 시장 캠프에 알리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비용 문제를 논의한 내역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검이 기소한 여론조사 비용 3300만 원의 산정 근거도 문제 삼았다. 명 씨가 주장한 단가대로라면 공표조사 3건과 비공표조사 7건의 비용은 총 6500만 원인데 특검은 별다른 근거 없이 3300만 원을 적용했다는 주장이다.
이 특보는 "오 시장 캠프에서는 명 씨의 여론조사 결과를 선거 전략에 인용하거나 활용한 사실이 한 차례도 없다"며 "객관적인 팩트와 디지털 포렌식 물증을 통해 무죄의 진실을 법정에서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물증 없이 명 씨의 일방적인 진술에만 매달린 기소"라며 "오 시장은 법과 원칙에 따른 재판부의 공정한 판결을 차분히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법원이 오 시장을 여론조사의 실질적인 의뢰자로 볼지, 제3자의 조사비용 지급을 오 시장이 인식하고 승낙했다고 판단할지가 선고 결과를 가를 전망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 의뢰나 비용 대납 지시를 뒷받침할 직접증거가 재판 과정에서 나오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만큼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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