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곤돌라 취소소송 내달 항소심…'강행 의지' 서울시 다음 수순은
8월20일 도시관리계획 변경 적법성 판단…1심은 서울시 패소
패소해도 높이 제한 푸는 시행령 개정 통해 사업 재추진 방침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남산 곤돌라 설치를 위해 남산 일부의 공원 용도구역을 바꾼 서울시 처분이 적법했는지를 둘러싼 항소심 결과가 다음 달 나온다. 다만 서울시는 항소심에서 다시 패소하더라도 사업을 백지화하지 않고, 곤돌라 시설의 높이 제한을 푸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사를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는 오는 8월20일 오후 2시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지난 9일 열린 2차 변론을 끝으로 심리를 마쳤다.
이번 소송은 남산에 곤돌라 케이블을 받치는 대형 철탑을 세우기 위해 서울시가 공원 용도구역을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현행 공원녹지법 시행령은 도시자연공원구역 안에 설치하는 건축물이나 시설물의 높이를 원칙적으로 12m 이하로 제한한다. 그러나 서울시가 계획한 곤돌라 철탑 5개 가운데 일부는 높이가 45~50m에 달한다.
서울시는 높이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탑 설치 예정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제외하고 근린공원으로 편입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내렸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이 아니면 12m 높이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은 서울시가 곤돌라를 설치하려고 법령상 높이 제한을 우회했다며 소송을 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변경하거나 해제하려면 자연환경 보전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등 시행령이 정한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남산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남산 곤돌라가 휠체어 이용자 등 교통약자의 남산 정상부 접근성을 높이고 기존 케이블카의 장기 독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공익사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익적 필요에 따라 적법하게 공원구역을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19일 서울시가 도시자연공원구역 변경·해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한국삭도공업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는 판결에 불복해 지난 1월 항소했다.
곤돌라 공사는 법원이 한국삭도공업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2024년 10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법원은 1심 판결 이후 제기된 두 번째 집행정지 신청도 인용해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효력을 항소심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항소심에서 승소하더라도 바로 공사를 재개할 수는 없다. 집행정지 효력이 선고 이후 30일간 이어지고, 한국삭도공업 측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추가 집행정지를 신청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반대로 서울시가 항소심에서 패소하더라도 남산 곤돌라 사업 자체가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소송과 별도로 도시자연공원구역 안에서도 높이 12m를 초과하는 곤돌라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령이 바뀌면 철탑 설치 부지를 근린공원으로 변경하지 않고도 곤돌라를 설치할 수 있다.
항소심은 서울시가 기존에 내린 공원구역 변경 결정이 적법했는지를 판단하는 재판이다. 이후 시행령이 개정돼 새로운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이번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곤돌라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곤돌라 등 시설물의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후속 절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최근 국토부에 국무회의 상정 등 개정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다음 달 항소심 판결은 서울시가 기존 도시관리계획을 토대로 공사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가르는 판단이다. 남산 곤돌라 사업의 최종 존폐보다는 당장의 공사 재개 시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가 패소하면 시행령 개정 이후 관련 행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사업이 추가로 지연될 수 있다. 다만 시행령 개정이 마무리되면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인 12m 높이 제한이 해소되는 만큼, 항소심 결과보다 정부의 시행령 개정 시점이 사업 정상화의 더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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