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세훈이었다"…다 졌다던 선거서 만든 '대역전극'
오세훈, 불리한 판세 뒤집고 사상 첫 서울시장 5선 성공
정당보다 인물경쟁력으로 돌파…오세훈 "시민들의 승리"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결국 오세훈이었다."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막판 대역전극을 만들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올랐다. 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패색이 짙었지만, 인물론으로 판을 뒤집었다.
'일 잘하는 시장' 이미지를 통해 막판 지지층 결집을 끌어낸 데 이어 중도층까지 흡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명실상부한 대권주자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6.3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은 49%가 넘는 서울시민의 지지를 받으며, 상대였던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따돌리고 5선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 초반 오 시장은 불리한 상황이었다. 전국적으로 여당 강세 흐름이 이어진 데다 국정 지지율도 60%를 웃돌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친윤·비윤 갈등이 이어지며 내부 분열 우려가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초반부터 "오세훈도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선거 기간 후반에는 지하 삼성역 철근 누락과 서소문 고가 철거 중 무너짐 사고로 안전 우려까지 불거졌다. 오 시장에게는 악재 중 악재였다.
선거 수개월 전부터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정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세를 기록하는 결과가 잇따랐다.
전일 오후 6시 발표된 KBS·SBS·MBC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오세훈 후보 46%로, 경쟁자인 정원오 후보(51.4%)보다 5%포인트(p) 넘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초반 오 후보는 정 후보에게 30%p차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개표율 50%가 넘어서도 득표율 격차는 20%p 이상이었다.
이런 흐름은 이날 오전 4시를 넘어서면서 좁혀지기 시작했다. 오전 5시가 넘어서는 1~2%p 차이로 따라잡더니 오전 6시쯤엔 0.5%p 안팎까지 격차를 줄였다. 7시가 넘자 역전에 성공했다.
오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평범하고 성실한 시민들의 승리"라며 "그 어떤 권력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고, 그 어떤 정권도 국민 위에 설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불리한 상황 속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현직 시장으로서의 안정감이다. 선거 기간 내내 '일 잘하는 시장' 이미지를 앞세웠다. 한강 개발 사업과 재건축·재개발 정상화,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대표 성과로 내세우며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실제 한강버스와 수변공간 조성, 대규모 정원 프로젝트,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등은 시민들의 호평을 받았다. 오 시장은 "저를 다시 선택하신 것은 개인에 대한 격려보다 서울을 바꾸고 있는 정책과 방향에 대한 평가"라며 "변화가 중단 없이 계속되기를 바라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4선 시장으로서 축적된 시정 운영 경험과 행정 전문성도 경쟁 후보 대비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교차투표 현상도 주요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와 구청장·시의원 선거에서 서로 다른 정당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오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곳이 적지 않았다.
개표 결과 25개 자치구 중 국민의힘 출신으로 당선된 구청장은 8명에 불과하지만, 오 시장은 10개 구에서 승리했다. 영등포와 동작구 등에서 더 많은 표를 받았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야당 후보를 선택해 중앙정부를 견제하고, 구청장과 시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전략적 분리투표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지방권력이 특정 정당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는 유권자 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선거 과정에서 형성된 후보 검증 국면 역시 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오 후보는 경쟁 후보와의 여론조사와 공개 검증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정책과 시정 성과를 비교하는 구도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행정 경험과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부각됐고, 상대 후보보다 시정 운영 능력이 검증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중도층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오 시장이 단번에 보수 진영 내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장 임기가 끝나는 4년 후는 차기 대선과 맞닿아있다.
당이 지방선거에서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서울 수성에 성공한 점은 대권 가도에서 강력한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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