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제도 바꾸자"…서울시, 정부에 제도개선 4건 건의
공유재산 공익목적 '무상사용' 근거 마련…'우선공급비율' 완화도
국고보조금 단가, 현실 반영해야…수변공원 고정구조물 허용도 요청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시는 현장 속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고, 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건의 내용은 △중앙-지방 간 국공유재산 활용 협력 강화를 위한 무상사용 근거 신설 △미리내집 공급 확대를 위한 법령 개정 △공공 임대주택 국고보조금 지원기준 현실화 △하천변 고정구조물 설치 제한 완화 등 총 4건이다.
현재 공유재산법에 따르면 국가가 지자체 소유 공유재산을 공익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무상사용이 가능한 반면, 국유재산법에 따르면 지자체가 국유재산을 동일한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사용료가 부과된다.
이러한 불균형은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가중하고, 지자체가 공원과 같은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경의선숲길은 2010년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 간 업무협의(부지사용 협조)를 통해 경의선을 지하화 후 상부에 시민 편의를 위한 공원으로 조성했다. 하지만 2011년 국유재산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2017년 사용분부터 변상금 부과 중으로 지금까지 부과된 변상금 원금만 575억 원에 이른다.
이에 서울시는 지자체가 공익적 목적으로 국유재산을 사용할 경우 사용료 면제가 가능하도록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를 통해 지자체의 과도한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국가-지자체 간 갈등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유재산을 활용한 공익시설 조성으로 시민들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시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마련한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은 혼인·출산 친화형 주거모델이다. 입주 이후 출산 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어 최고 경쟁률이 759대 1에 달할 정도로 무주택 신혼부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른 '임대주택 입주 자격 세부 기준'에서는 우선공급 대상자 선정 비율을 전체 공급량의 최대 50% 범위 내에서 시장 등이 정하도록 하고 있어 급증하는 신혼부부 등 수요에 대응한 적극적인 공급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더 많은 신혼부부에게 미리내집을 공급하기 위해 장기전세주택에 관한 '임대주택 입주 자격 세부 기준'을 시·도지사가 수요에 맞추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시행령 개정이 어려울 경우, 동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우선공급 대상자 선정 비율을 현 50%에서 70%까지 확대해 줄 것도 함께 요청했다.
서울시는 우선공급 대상자 선정 비율이 완화될 경우, 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한 안정적인 거주환경과 함께 저출생 극복을 위한 정책 효과가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시는 올해 '저출생 극복'과 '주거사다리 복원'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약 2만 3000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국고보조금(택지비+건축비)의 지원단가가 전국 지자체에 일률적으로 적용돼 택지비가 높은 지자체의 경우 사업 추진을 위한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 평균 택지가격은 1㎡당 약 700만 원으로 전국 평균(약 25만 원)의 28배에 달한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공임대주택 국고보조금 지원단가는 지자체별 택지 가격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 건설 시 지원받는 국고보조금의 지원단가를 지가 등 지자체 여건을 고려해 평당 1043만 원에서 1400만 원으로 상향해 줄 것을 건의했다.
공공임대주택 국고보조금의 지원단가가 현실화될 경우 시민들이 '살고 싶은'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이 더 신속하게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 하천법에서는 하천구역 내 콘크리트 등의 재료를 사용해 고정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불가하다.
문화 및 휴식 등 하천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현재 이를 반영한 편의시설·쉼터 등 고정구조물을 설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하천 등 수변공간 내에서 하천관리에 지장이 없고 치수 안전성을 확보한 경우에는 고정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설치 규제를 전면 금지에서 제한적 허용 방식으로 전환하는 하천법 시행령 개정을 정부에 요청했다.
수변공간 내 고정구조물을 치수 안전 범위에서 설치할 수 있게 되면, 수변카페 등 다양한 친수·편의시설 설치를 위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 시민을 위한 문화·휴식 거점 조성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준형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기존 제도의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지자체의 현실과 지역 여건을 반영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규제를 유연하게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규제 혁신"이라며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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