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야생벌 8종·150여 마리뿐, 개체수 90% 급감…서식지 복원한다
유채꽃·꽃향유 식재로 밀원숲 조성…시범 구간부터 추진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국내에 수백 종이 있는 야생벌 중 한강공원에서는 8종만 확인됐다. 3차례 조사에서 포획된 개체를 기준으로 집계한 개체수는 150여 마리에 불과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날짜를 나눠 3차례 조사를 한 결과 한강 공원에서는 총 8종, 150여 마리의 야생벌이 확인됐다. 8종에는 호박벌과 장미가위벌, 왕무늬대모벌 등이 포함됐다.
야생벌이 전세계 2만여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강공원에서는 사실상 야생벌을 목격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학계는 지난 20년 동안 야생벌 개체수가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래한강본부는 한강공원 11개소, 총 82㎞ 녹지대를 대상으로 '한강 야생벌 살리기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했다.
용역은 한강의 수변부와 초지, 수림대를 활용해 야생벌이 머물고 먹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공원별 여건에 맞춰 식물과 공간을 함께 구성하고, 녹지관리와 훼손지 복원 사업에도 적용할 기준을 마련한다.
야생벌이 꿀과 꽃가루를 얻을 수 있는 밀원숲도 조성한다. 유채꽃과 개양귀비, 석잠풀, 꽃향유 등을 심어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이어지도록 하고, 꽃이 피는 나무도 함께 식재해 계절별 먹이가 끊기지 않도록 한다.
일부 구간에 먼저 서식지를 조성한다. 시범 대상지를 정해 먼저 적용하고, 야생벌 유입 여부를 보며 범위를 넓힌다. 시범지에는 설계도면과 예산을 포함한 실시 설계안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한강공원 야생벌 살리기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사업 방향을 검토했다. 당시 한강공원 11개소를 잇는 약 4㎞ 규모 생태통로 조성이 논의됐지만, 인위적 조성 효과에 대한 의견을 반영해 이번 용역에서는 시범 구간 중심의 서식지 조성 방식으로 전환됐다.
야생벌 보호는 기후변화와 서식지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분야다. 서울시는 농약 사용이 적은 한강공원의 환경을 활용해 서식지 조성 가능성을 검토한다.
시민 참여도 함께 추진한다. 야생벌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업 ESG 활동과 연계한 협력 방안도 마련한다. 벌 쏘임 사고에 대비한 안전관리 계획도 포함된다.
야생벌 서식지 조성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전북 부안군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해 '비호텔(bee hotel)'을 설치하고 밀원식물 확대와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야생벌 보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는 방향을 검토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실제로 서식지를 만들어보는 단계"라며 "벌이 좋아하는 식물을 심으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만큼 한강에서도 일부 구간부터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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