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순환·북부간선도로 지하화…오세훈 "강북 전성시대 결정체"(종합)

성산~신내 나들목 20.5㎞ 왕복 6차로 지하도로
사업비 3조 4000억 추산…2037년 완공 목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1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시가 3조 4000억 원을 들여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는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한다.

강북권을 가로지르는 성산~신내 나들목(IC) 구간 약 20.5㎞를 왕복 6차로로 지하화하고, 기존 노후 고가도로를 철거해 지역 단절을 해소하고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대규모 재편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계획' 설명회에서 "강북의 도약은 단순한 지역 균형을 넘어 서울의 미래를 새로 쓰는 대전환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사업은 '다시, 강북 전성시대'의 핵심 동력이자 결정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남북 격차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라며 "격차의 근본적 원인인 고가차도를 확실하게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만성 교통 정체, 노후 구조물 유지관리비 부담 커져

강북 지역에는 서울 전체 인구의 47%에 해당하는 454만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강북권의 도시고속도로 연장은 전체 243㎞ 중 40%(96㎞) 수준이다. 반면 강남 지역의 도시고속도로 연장은 147㎞로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성산~하월곡 구간 하루 약 13만 대, 하월곡~신내 구간 약 9만 대의 차량이 이용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반복되고 있다. 첨두시(러시아워)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34.5㎞로 이미 간선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30년 가까이 된 고가 구조물의 노후화로 유지관리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의 유지관리비는 올해 391억 원에서 2055년 989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간선도로 주변으로 8개 자치구 139개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진행중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약 4만 가구가 증가하게 된다"라며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정비) 사업 완료 시점엔 교통정체 더 악화될 것"이고 내다봤다.

이어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는 이미 수명이 다가오고 있어 유지비를 계속 투입하기보다 조속히 지하화 논의를 시작하는 게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지하고속도로 건설 추진 예상도.(서울시 제공)
왕복 6차로 지하도시고속도로 신설…지상도로 추가 확보

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도시고속도로 신설과 고가도로 철거 후 지상 차로 추가 확보를 연계한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계획안을 마련했다.

교통상황, 주변 지역여건 및 시 재정상황 등을 고려해 1단계로 성산~하월곡~신내 구간을 우선 추진하고, 내부순환로 잔여구간인 하월곡~성동 구간은 2단계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해 2030년 착공, 2035년 지하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203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에 왕복 6차로의 지하도시고속도로를 신설해 간선도로 기능을 확보하고, 개통 직후 기존 고가 구조물을 철거할 계획이다.

고가도로 철거가 완료되면 상부 공간에는 기존 구조물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을 활용, 2차로의 지상 도로를 추가 확보해 도로 용량이 10%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여기에 고가도로로 인해 환경이 저해됐던 홍제천·묵동천 등을 복원해 수변 여가 공간을 조성하고, 단절된 도시 구조를 회복함으로써 강북 전반의 도시 경관과 정주 환경을 새롭게 정비할 방침이다.

상월곡역 부근 화랑로 인근 정비 전후 예상 모습.(서울시)
사업비 3조 4000억 원 추산…2단계 1조 2000억 추가

시는 이번 계획안에서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기존 고가도로 철거 및 지상도로 정비에 소요되는 총사업비를 약 3조 4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연간 예산이 51조 원을 넘는 만큼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사업이 12년 정도 걸리는데 매년 약 3000억 원을 투입하면 전체 예산의 0.6% 남짓이어서 재정상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선 "처음엔 재정사업과 민자사업을 두고 장단점을 비교했다"라며 "재정사업으로 하면 예산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으나 시민 부담이 없고 경제적 이익이 더 커 훨씬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서울연구원이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지하화 비용을 약 6조 원으로 추산한 것과 이번 발표 수치(3조 4000억 원)의 차이에 대해 "사업 범위와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구원 보고서에는 내부순환로 전 구간과 북부간선 전 구간(하월곡~신내 5.5㎞) 지하화를 전제로 계산하고, 정릉천 복원 등 지상부 도로다이어트와 환경개선 방안까지 포함해 비용을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2단계(성동~하월곡JCT, 약 6.5㎞)는 아직 여유가 있어 교통량과 혼잡도 등을 종합 검토할 예정"라며 "(2단계) 공사가 확정될 경우 약 1조 2000억 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는 내년부터 관련 실국 합동 추진체인 '강북전성시대 기획단'을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시·자치구·지역주민·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학 협의체를 구성해 모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계획안을 도출해 나갈 계획이다.

오 시장은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은 지역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다시, 강북 전성시대'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며 "강북의 변화가 서울의 발전으로 차질없는 사업 추진을 통해 강북 경쟁력 삶의 품격을 끌어올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