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 노사 실무 협상… 채용 규모 놓고 '난항'

교통공사-노조, 오후1시 첫 교섭 후 정회…실무협상만 5시간째
채용 규모·임금 인상 놓고 평행선…"예년보다 빨리 조율하기로"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행)과 이양섭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2노조) 임단협 교섭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11/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과 공사 측이 11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하지 못한채 수시간 째 실무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12일 첫차부터 예고된 총파업 여부는 이날 밤 협상 결과에 달렸다.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 1노조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제5차 임금협약 본교섭을 시작했다. 이어 오후 2시 2노조, 오후 3시 3노조와의 본교섭이 진행했다.

이후 4시쯤부터 노사는 실무진들끼리 '임금 인상률'과 '채용 규모'를 놓고 약 5시간 정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날 오후 9시 25분쯤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핵심 요구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본교섭 정회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 측은 공지를 통해 "실무교섭 지연은 인력채용 규모를 두고 접점이 마련되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본교섭 예상 재개 시간은 오후 9시 45분쯤이다.

공사 측은 "원래 예년보다 빨리 마무리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임단협은 항상 시간이 흐르는 대로 갈 수밖에 없어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사 모두 당초 '자정 이전 타결'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실적으로 단시간 내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파업의 핵심 쟁점은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이다. 1노조는 8월부터 지금까지 4차례 본교섭과 10여 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하며 △대규모 구조조정 철회 △안전 인력 충원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부당 임금 삭감 문제 해결을 요구해 왔다. 3노조 역시 신규 인력 채용 재개와 인건비 총액관리제 완화를 요구하며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서울시의 '경영 효율화' 방침 이후 공사의 정원 감축이 지속됐고, 올해는 총정원의 10%를 넘는 2200여 명 수준의 구조조정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사는 재정난을 이유로 인력 충원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금 격차도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공기관 임금 인상률 가이드라인은 올해 3%지만 노조는 6%대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공사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1.8% 인상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1~3개 지부는 이미 서울지방노동조정위원회 조정중지 결정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마쳐 합법적 파업 요건을 갖춘 상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12일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서울시는 철도노조 파업과 중첩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날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시는 출근 시간대 버스 운행을 최대 1시간 연장하고, 다람쥐버스(17개), 동행버스(20개) 등 대체노선을 증회한다. 지하철은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출근 시간대(07~09시) 1~8호선은 평시와 동일한 수준(100%)으로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