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R&D 503억·마음건강 예산 확대…'1소방서 1상담사' 목표
R&D 예산 64.9%↑…'국방-소방 기술협의체' 출범
마음건강 지원에 48억 투입…정신건강센터도 설치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소방청이 국민과 소방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정신건강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내년도 소방 R&D 예산은 전년 대비 64.9% 늘어난 503억 원으로 확정됐으며,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지원 예산도 확대된다.
소방청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소방관 안전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소방 R&D 역량 강화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지원 확대 두 가지 축으로 추진된다.
최근 기후변화, 전기차 확산, 초고층·복합건축물 증가 등으로 재난환경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소방청은 '첨단 과학화로 국민과 대원의 안전을 지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국방부·방위사업청과 협력해 근력증강 슈트, 무인 수중 탐색 선박, 플라즈마 살균기 등 국방 첨단기술을 소방 현장에 도입한다. 이를 위해 '국방-소방 R&D 기술협의체'를 출범시켜 정례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자체 연구역량도 확충한다. 내년도 R&D 예산 503억 원은 전기버스 대용량 배터리 화재 대응 기술, 산사태·싱크홀 구조·탐색 장비, 소방대원 보호장구 개발 등 긴급성이 높은 과제에 투입된다. 특히 2026년 충남 공주로 이전하는 국립소방연구원을 중심으로 교육·연구·산업을 연계하는 소방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고, 연구 기획–현장 실증–산업화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소방청은 119 현장 자문단(60명), 장비 자문단(104명)을 운영해 일선 소방대원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는 구조를 갖췄다.
아울러 성과가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 사업화' 제도를 도입하고, 소방산업 수출협의회를 통해 해외 판로 개척에도 나선다.
오승훈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브리핑에서 "현장 수요를 기반으로 한 연구가 아니면 실효성이 없다"며 "국민과 대원이 체감할 수 있는 장비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청은 국방기술 도입–자체 연구–산업화 연계를 통해 하나의 R&D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소방공무원 출동 건수는 535만 건, 하루 평균 1만4000여 건에 달한다. 외상 사건 노출은 1인당 연평균 5.8회, PTSD를 호소하는 대원은 설문참가자 6만1000명 중 7.2%인 4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은 내년도 보건·안전 지원 예산을 51억 원으로 편성했으며, 이 중 48억 원(94%)을 마음건강 지원에 집중한다. 전문상담사 146명을 우선 확보하고, 단계적으로 늘려 268개 소방서에 '1소방서 1상담사' 체계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시·도별 동료상담사 양성, 연 2회 이상 정기 심리상담, 가족·동료 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 맞춤형 지원책을 확대한다. 현재 개선방안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까지 결과를 반영해 제도를 보완한다.
소방청은 1소방서 1상담사 체계를 위해 외부 용역 상담사와 내부 동료상담사 제도를 병행한다. 현재 전국에 33명의 동료상담사가 배치돼 있으며, 이 가운데 다수는 심리상담 관련 석사학위나 전문 자격을 갖춘 인력이다. 소방청은 PTSD 회복 지원과 심리 안정 강화를 위해 상담망을 촘촘히 확충하는 한편, 복지·식사 환경 등 근무 여건 개선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에는 정신건강센터가 설치돼 전문 치료와 회복을 담당한다. 소방청은 공무상 재해 입증 지원·보상 전담팀 활동도 강화해 대원들의 심리적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오 조정관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가치"라며 "과학적 대비와 심리 지원을 병행해 국민과 소방대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강한 소방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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