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구청장 "산후조리원 1곳뿐인 용산, 기부채납으로 해결"
[민선8기 3년] 조례 바꿔 공공산후조리원 추진
국제업무지구 등 본격화…"행정은 삶 바꾸는 도구"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산후조리원은 기부채납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조례를 바꿨습니다. 공공이 시설을 직접 확보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산모를 위한) 현금 지원만으로는 출산율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시설을 직접 만드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서울 시내에는 산후조리원이 112곳 있지만, 용산에는 산후조리원이 단 1곳뿐이다. 2주 기준 이용료는 시내 평균 대비 상위 4위 수준으로, 산모들이 출산 과정에서 느끼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서울시는 2023년 9월부터 산후조리비 지원 제도를 도입했지만,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시행 한 달 만에 서울 시내 114곳 중 37곳이 이용료를 3~46%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용산구는 기부채납 방식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을 설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당시 도시계획조례상 산후조리원은 사회복지시설이나 문화체육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기부채납 대상이 아니었다.
구는 2023년부터 서울시에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지속 건의했고, 2024년 5월 개정 조례에 '저출산·고령화대책지원시설' 항목이 신설되며 산후조리원도 기부채납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국토교통부에는 산후조리원을 도시공원 시설 범주에 포함해 줄 것을 공식 건의한 상태다.
현재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및 운영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입지 적정성, 감염 취약성, 교통 접근성, 이용 수요, 민간 연계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결과는 올해 하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산모의 70.9%가 산후조리원 이용을 희망하지만, 민간 이용료가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며 "출산율이라는 숫자를 높이기보다 먼저 출산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공교육 내실화와 교육 기반 강화를 구정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교육센터 설립, 진학 컨설팅, 학부모 아카데미, 학교 운동부 지원 등 공교육 내실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용산구 이전도 올해 연말로 예정됐다.
나아가 올해 교육경비보조금으로 74억 원을 편성해 47개 학교에 지원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학교는 입시기관이 아니라 시민을 키우는 공간"이라며 "교육은 교육청만의 책임이 아니라 구청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산 전역에서 지연됐던 재개발 사업들도 점차 추진 궤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용산전자상가는 과거 청과물시장과 서부터미널이 있던 지역으로, 오랜 기간 슬럼화가 반복돼 왔다. 현재는 'AI·ICT 콘텐츠산업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을 추진 중이며, 용도 변경과 산업 기반 재정립을 위한 진흥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지정이 완료되면 용적률 완화, 지방세 감면, 창업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가 적용되며, 구는 오는 11월 민·관 포럼을 열고 민간 유치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외국 교육기관, 응급실 포함 종합병원, 스마트 교통체계 등이 포함된 국책 연계 복합개발지다. 용산구는 2023년 구역 지정과 입안 절차를 44일 만에 마무리했고, 현재 기능별 세부계획 수립이 진행 중이다.
박 구청장은 "기능을 바꾸지 않으면 도심 슬럼화는 반복된다"며 "국제업무지구는 기존 지역과 단절되지 않고, 기능적으로 연계되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선 8기 후반기에는 주민 삶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생활 기반 사업들이 본격화된다. 용산구는 문화재단을 새롭게 설립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정비하고, 생활권 단위의 공공체육시설을 확충해 권역별 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또 국공립 보육시설 정비를 통해 돌봄 공백을 해소할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누가 했느냐보다 실제로 바뀌었느냐가 중요하다"며 "결국 행정은 삶을 바꾸는 도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민들이 '저 사람이 구청장이었을 때 괜찮았어'라고 말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며 "이어달리기 선수라는 마음으로 행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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