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의 노력"…성북구, 치매·청각장애 어르신에 새 삶 선물

고립 노인에 주거·의료·정서지원 통합 관리

돈암1동 주민센터 사례관리 담당자가 청각장애와 치매로 일상생활이 불가해진 A씨와 필담으로 소통하고 있다.(성북구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치매와 청각장애로 고립된 81세 독거 어르신이 성북구 공무원들의 노력 끝에 일상으로 돌아갔다.

서울 성북구는 돈암1동 주민센터가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 A 씨를 포기하지 않고 설득한 끝에 지난 17일 청소·방역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가족 없이 홀로 지내며 치매가 악화됐고, 청각장애까지 겹쳐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된 상태였다. 자가 위생관리와 식사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집 안은 부패한 음식물과 쓰레기로 가득 차 감염과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지만, 외부로 구조를 요청할 방법조차 없었다.

지난 2월 정기 복지대상자 모니터링에서 위험 징후를 포착한 동주민센터는 즉각 긴급 사례회의를 소집하고 민·관 통합안전망을 가동했다.

이후 △돌봄SOS서비스를 통해 청각장애 신호장치를 설치 △길음종합사회복지관의 무료급식과 밑반찬 배달 △비영리법인의 안부 확인 우유 배달 △성북구 도시관리공단의 세탁 지원 등 일상 복귀에 필요한 지원을 전방위적으로 연계했다.

또한 공무원들이 직접 병원에 동행해 A 씨는 치매, 당뇨, 척추질환 등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했으며 장기요양등급도 직권 신청해 돌봄 기반을 마련했다.

가장 큰 난관은 열악한 주거환경이었다. A 씨는 청소에 대해 "내 집은 내가 치운다"며 완강히 거부했으나, 주민센터는 5개월간 문을 두드리며 신뢰를 쌓았다.

결국 지난 17일 민간단체·복지기관의 협력으로 집 안 정리와 방역이 이뤄졌고, 이후 노후 가전·가구 교체 및 자원봉사센터의 집수리 봉사까지 연계되며 주거환경도 대폭 개선됐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치매, 장애, 고립이라는 복합 위기에 놓인 어르신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돌본 성북형 복지의 모범 사례"라며 "앞으로도 고위험 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주민이 체감하는 촘촘한 돌봄 체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북구 돈암1동은 향후에도 정기 모니터링을 통해 A 씨의 일상을 지원하는 한편, 유사 위기가구에 대한 복지안전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