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서 경주까지 바닷길 한눈에"…동해안 해상교통 '광역 관제시대'
동해·포항광역VTS 10월 1일 정상 운영…관제면적 기존 2227㎢→6674㎢ 3배 확대
사고 대응 넘어 북극항로 시대 해양안전 기반
- 윤왕근 기자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속초에서 경북 경주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바닷길을 연속적으로 살피는 '광역 해상교통관제(VTS) 시대'가 열린다.
그동안 동해항과 포항항 등 개별 항만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해상교통관제가 연안해역으로 확대되면서 동해안을 오가는 주요 선박의 움직임을 보다 넓은 범위에서 파악하고 해양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는 것이다.
VTS(Vessel Traffic Service)라고 불리는 해상교통관제센터는 바다의 '교통관제소' 역할을 한다. 관제구역을 운항하는 선박의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살피면서 필요한 항행정보를 제공하고, 충돌이나 좌초 위험이 감지되면 선박에 이를 알려 사고를 예방한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30일 동해광역 해상교통관제센터 개국식을 개최하고 10월 1일부터 동해·포항광역VTS를 정상 운영한다고 밝혔다. 포항광역VTS 개국식은 10월 7일 오후 2시 열린다.
동해·포항광역VTS는 지난 5월 25일부터 시범운영을 진행해 왔다. 정상 운영에 들어가면 동해와 포항 각각 4개 구역에서 관제를 실시하며 향후 관제사 충원에 맞춰 관제면적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가장 큰 변화는 '점'에 가까웠던 항만 중심의 관제가 동해안 연안을 잇는 '선' 형태의 관제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광역VTS 구축으로 관제구역은 기존 2227㎢에서 6674㎢로 약 3배 넓어진다. 이에 따라 속초에서 경주에 이르는 동해안 연안해역에서 주요 선박의 이동상황을 연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대형 상선과 어선이 함께 오가는 동해안 해역에서 선박 간 충돌이나 좌초 등 사고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해경은 기대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구조 대응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선박에서 사고나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VHF 등을 통해 VTS에 신고하면 관제센터가 사고 선박의 위치와 주변 선박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해 해경 함정과 구조세력에 전달할 수 있다.
항만을 드나드는 선박을 관리하는 데 집중했던 VTS의 역할이 동해안 연안의 사고 예방과 초동대응까지 포괄하는 광역 해양안전망으로 넓어지는 셈이다.
이번 광역VTS 구축은 해양안전뿐 아니라 동해안 항만과 물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동해해경청은 동해항과 포항항의 항만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해양안전 인프라로 광역VTS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향후 북극항로 개발에 따라 동해안 국제 해상교통량이 증가할 경우 주요 항만과 항로를 연결해 관리하는 광역관제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제체계에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접목할 계획이다. 해양경찰청은 AI를 활용해 비정상 운항에 따른 충돌·좌초 위험과 닻 끌림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항로 혼잡도를 예측해 위험경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관제사가 보다 빠르게 위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종욱 동해해경청장 직무대리는 "동해·포항광역VTS 개국을 통해 동해안 해상교통에 대한 연속적인 관제가 가능해져 선박과 어민들의 안전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선제적 관제와 신속한 사고 대응으로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역VTS가 동해안의 해양안전을 지키는 것은 물론 동해항과 포항항의 항만 경쟁력 강화와 환동해권 물류 및 지역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 해양안전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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