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차 후진에 신호수 사망…사업주, 항소심도 벌금형
항소심 재판부, 벌금 500만원 유지
- 한귀섭 기자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공사현장에서 후진하던 살수차에 신호수가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업주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1형사부(이근영 부장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65)의 항소심에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벌금 500만 원)을 유지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춘천의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를 3억 원에 도급받아 시공하던 사업주다.
사고는 지난해 4월 26일 오후 1시 24분쯤 발생했다. 당시 살수차 운전자 B 씨는 춘천의 공사현장 앞 도로에서 차량을 후진하던 중 뒤편에서 차량 소통을 위해 신호 업무를 하던 C 씨(69)를 들이받은 뒤 역과했다.
C 씨는 흉부 손상과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A 씨는 피해자에게 공사현장 입구에서 덤프트럭을 상대로 신호 업무를 하도록 하고, 동시에 B 씨에게 현장 앞 도로에서 살수차를 이용한 물청소 작업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장소는 일반도로와 인접한 데다 덤프트럭과 살수차 등 차량 통행이 잦아 근로자가 차량과 부딪힐 위험이 높은 곳이었다.
그러나 A 씨는 사전조사를 하거나 살수차 운행 경로와 작업 방법 등이 담긴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1심을 맡은 춘천지법은 살수차 운전자 B 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토목공사 하도급 사업주 D 씨에게 벌금 150만 원,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 가운데 A 씨만 항소했다.
A 씨는 항소심에서 "살수차가 정해진 대기 장소에서 약 200m 벗어나 사고 장소 인근에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작업계획서 작성 여부와 피해자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었고, 살수차가 작업 동선을 벗어나 피해자가 있는 방향으로 후진할 것을 예상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는 사업주로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의무뿐만 아니라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이 이뤄지도록 점검·조치할 의무도 있다"며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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