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장 설치비 횡령하고 선수 보조금 빼돌린 대학 감독 집유

춘천지법.(뉴스1 DB)
춘천지법.(뉴스1 DB)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씨름장 설치비에 포함된 인건비 일부를 업체로부터 되돌려받고, 선수의 장학금 반환금까지 빼돌린 전 강원도내 한 대학 감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박동욱 판사)은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A 씨(56)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도내 한 대학 씨름부 감독으로 근무한 A 씨는 2009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강원도씨름협회 전무이사를 겸직하며 씨름대회 관련 업무 등을 담당했다.

A 씨는 2022년 8월 춘천의 강원도씨름협회 사무실에서 한 씨름장 설치업체 대표에게 인건비 333만 원을 포함한 904만 8000원 상당의 씨름장 설치 견적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이후 해당 견적서를 이용해 교육지원청이 주관한 행사 관련 경기 위탁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협회 계좌로 받은 용역비 904만 8000원을 업체 측에 송금했다.

A 씨는 같은 시기 업체 대표로부터 인건비 명목의 용역비 가운데 264만 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아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2022년 8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업체들로부터 모두 5차례에 걸쳐 총 944만 원을 돌려받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수에게 지급된 장학금 성격의 보조금도 범행 대상이 됐다.

A 씨는 2018년 12월 대학 씨름부 우수선수로 영입한 B 씨가 강원도체육회로부터 4년 재학을 조건으로 2000만 원의 영입비 지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청했다.

그러나 B 씨가 1년 만에 자퇴하면서 실제 재학기간에 해당하는 500만 원을 제외한 1500만 원을 반환해야 했다.

B 씨는 2000만 원 전액을 협회 계좌로 돌려줬고, A 씨는 이를 보관하다 2021년 9월 강원도체육회에 1500만 원만 송금하고 나머지 500만 원을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씨름장 설치비 중 돌려받은 돈 일부를 선수들의 기숙사비나 씨름장 장비 운반비 등으로 사용했을 뿐 횡령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인건비가 포함된 씨름장 설치 견적에 따라 용역비를 지급한 뒤 업체로부터 인건비 일부를 다시 돌려받은 방식 자체가 통상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횡령액도 1444만 원에 이른다"며 "A 씨가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 피해 회복을 위해 5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을 협회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