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강릉의 선택' 받을까"…추석 밥상 달구는 4월 보선

국힘 '당협 선출' 접고 공천 직행…후보 경쟁 본격화
민주, 중앙당 차원 지원 착수…명절 현수막에도 보선 분위기

추석 연휴를 이틀 앞뒀던 지난 22일 강원 강릉시 교1동 사거리에 2027년 4월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위부터 최욱철 더불어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장, 국민의힘 권혁열 전 강원도의회 의장, 김광래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 오세인 변호사, 최돈익 변호사. (정당 순·당내 가나다순) 2026.9.22/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이번에는 누가 나오나요?"

추석 연휴를 맞은 강원 강릉의 밥상에서 내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지역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일까지는 6개월 넘게 남았지만 여야 모두 후보 선정을 향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다. 특히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31년 만에 강릉시장 자리가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이번 보선은 달라진 지역 정치지형 속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강릉 보선은 5선의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내년 4월 치러지게 됐다.

추석을 앞둔 거리에서는 벌써 보선 분위기가 감지됐다.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22일 강릉 교1동 사거리에는 보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여야 인사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나란히 걸렸다.

민주당에서는 최욱철 강릉시지역위원장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국민의힘에서는 권혁열 전 강원도의회 의장과 김광래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 광주고검장 출신 오세인 변호사, 최돈익 변호사의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반면 민주당 후보군인 김한근 전 강릉시장과 김경수 전 강릉지역위원장, 국민의힘 후보군으로 거론돼 온 김홍규 전 강릉시장과 심영섭 전 강원경제자유구역청장, 김용래 전 강원도의원의 현수막은 이날 사거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강원 강릉 가뭄 사태 당시 강릉시청을 방문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당협 대신 '보선 후보'로…국민의힘 공천시계 빨라진다

추석을 앞두고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난 쪽은 국민의힘이다.

당초 국민의힘은 강릉 등 전국 사고 당협 36곳의 조직위원장을 공개 모집하고 복수의 유자격자가 경쟁할 경우 책임당원 투표를 통해 새 조직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7일 강릉 조직위원장 공모 절차를 취소했다. 내년 4월 보선이 예정된 만큼 별도의 조직위원장을 뽑기보다 국회의원 후보 공천과 연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조강특위는 보선 공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줄 것도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

앞서 조직위원장 공모에는 권혁열 전 의장, 김광래 전 부지사, 김용래 전 도의원, 오세인·최돈익 변호사, 이호영 전 여의도연구원 고문 등 6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홍규 전 시장과 심영섭 전 청장, 김동기 전 유네스코 대사 등도 보선 후보군으로 지역 정가에서 거론돼 왔다.

당협위원장 선출이라는 중간 단계가 사라지면서 관심은 중앙당이 어떤 일정과 방식으로 보선 후보를 결정할지에 쏠리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21일 오전 강원 강릉시청에서 열린 '강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김중남 강릉시장(왼쪽 앞)과 눈을 마주치고 있다. ⓒ 뉴스1 황기선 기자
민주당 중앙당도 가세…강릉 지원 TF 가동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의 움직임에 나선 상태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당대표 후보였던 지난 7월 31일 강릉을 찾아 강릉 보선을 향후 총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선거라고 언급하며 시민이 만족할 후보를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대표 취임 후인 8월 21일에는 강릉시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ITS 세계총회와 KTX 증편, AI 데이터센터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우상호 강원지사도 지난 14일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릉시의 요즘 여론이 지난번 선거 때와 꼭 같다고 볼 수 없다"며 당 차원의 대책기구 가동과 지역 현안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김 대표는 강릉의 정책·현안과 선거 대비·지원을 위한 TF를 이미 구성해 내부 회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김한근 전 강릉시장과 김경수 전 강릉지역위원장, 최욱철 현 지역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투표하는 강릉 유권자 자료사진.ⓒ 뉴스1 윤왕근 기자
추석 밥상 오른 보선…"당보다 강릉 위해 일할 사람"

이번 추석은 보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살펴볼 첫 명절이기도 하다. 가족·친지와 출향민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후보군과 지역 현안을 둘러싼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오갈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민 김 모 씨(70대)는 "시장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게 됐다"며 "어느 당 후보인지도 중요하겠지만 강릉을 위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꼼꼼히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A 씨(40대)는 "국회의원이 공석이 된 만큼 지역 현안을 중앙정부와 국회에 제대로 전달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선거 때만 지역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강릉 사정을 잘 알고 꾸준히 활동해 온 후보인지도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번 보선에서는 ITS 세계총회 이후 관련 산업 육성과 교통망 확충, 관광산업, 일자리·기업 유치 등 강릉의 중장기 현안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릉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역 정치권의 20년 맹주가 사라졌고 31년 만에 지방권력도 교체됐다. 시장이 바뀐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다시 국회의원을 뽑게 된 것"이라며 "시민들은 새 시장과 도지사가 그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도 함께 평가하면서 이번 보선을 바라볼 가능성이 있다. 추석 밥상에서도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릉이 오랫동안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여러 정치적 상황을 거치면서 보수 지지층에서도 새로운 인물에 대한 요구가 나올 수 있다"며 "국민의힘은 기존 정치문법과 다른 신선하고 경쟁력 있는 인물을, 민주당 역시 지역에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내놓느냐가 후보 선정 과정에서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