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도 '유커' 몰려올까…양양공항 명운 달린 상하이 하늘길
파라타·동방항공 12월 취항 추진…3년만의 국제 정기편 복원 시험대
운항지원 2배 늘리고 속초·동해도 中시장 공략…관건은 '취항 이후'
- 윤왕근 기자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3년 넘게 국제 정기편 공백을 겪고 있는 강원 양양국제공항이 올겨울 중국 상하이 하늘길을 다시 여는 데 도전한다.
이번 상하이 노선은 모기지 항공사였던 플라이강원의 운항 중단 이후 국제선 기능이 크게 위축된 양양공항이 다시 '강원 국제관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할 시험대로 꼽힌다.
정부와 강원도가 항공노선 지원을 확대하고 속초와 동해 등 동해안 지자체들도 중국 관광객 유치에 뛰어들면서 관심은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느냐'에서 '관광객을 얼마나 데려와 머물고 소비하게 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양양공항 국제선은 2023년 플라이강원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정기편 운항이 끊긴 뒤 계절성 부정기편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지난해 국제선은 94편에 1만 1752명이 이용했고 올해 7월 말까지는 37편에 6345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9년 11개였던 양양공항 국제선 노선 가운데 2025년까지 유지된 것은 1개뿐이었다.
지난해 국제선 도착 여객도 5909명으로 2019년 대비 회복률이 34.7%에 그쳤고, 올해 상반기 양양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
반전의 계기로 주목받는 것이 상하이 노선이다.
파라타항공은 12월부터 양양~상하이 노선을 주 2회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동방항공도 같은 달 주 2~3회 운항을 추진하고 있으며, 길상항공은 내년 상반기 주 1~3회 신규 노선 개설을 검토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올겨울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복수 항공사가 양양과 상하이를 연결하게 된다. 다만 국내외 인허가와 최종 운항계획 확정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재정지원 규모다.
강원도가 올해 양양·원주 등 도내 공항 취항 항공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편성한 운항장려금은 시군비를 포함해 10억9700만 원으로, 지난해 5억6000만 원보다 약 96% 늘었다.
국제선 운항장려금 월 지원 한도도 6300만 원에서 1억2600만 원으로 2배 높아졌다. 국제선 취항이 본격화해 예산이 부족할 경우 도는 내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증액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지자체가 운항 지원에 참여할 경우 매칭 방식으로 항공운항이나 전세기 운항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원금을 늘려 비행기를 다시 띄우는 것만으로 양양공항의 재도약을 장담할 수는 없다. 과거에도 국제선이 생겼다가 단기간에 사라지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결국 상하이 노선 역시 첫 취항보다 안정적인 정기노선으로 자리 잡아 실제 중국발 관광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주변 지자체들도 중국 관광객을 지역에 머물게 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올해 2분기 속초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11만184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9.6% 증가했다. 1분기를 더하면 상반기에만 17만1716명의 외국인이 속초를 찾았다.
속초시는 상하이 노선 등을 통해 양양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을 지역 관광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양양공항과 속초를 연결하는 외국인 관광객 전용 셔틀버스 신설을 제안했다.
인근 시군과 여행사, 항공사가 공동 관광상품을 만들고 해외 마케팅을 함께 추진해 양양공항에서 내린 관광객을 설악산과 속초관광수산시장 등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동해문화관광재단도 중국 주요 여행사와 접촉해 양양공항 등 지방 국제공항과 동해 관광자원을 연계한 상품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춘천시도 지난 7일 양양국제공항에서 열린 관련 포럼에 현준태 부시장이 참석해 연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부가 발표한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 가운데 양양공항 관광권에는 양양과 강릉, 속초가 포함됐다. 지방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을 인근 지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상하이 노선의 성패는 '착륙 이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양양공항 활성화와 관련해 "비행기를 띄우는 것과 관광객을 데려오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는 취지로 진단했다.
노선 개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입국→이동→숙박→체험→소비→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관광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양양에서 부족한 것은 관광자원이 아니라 항공 관문과 지역을 잇는 연결"이라고 지적했다.
상하이에서 양양으로 들어온 중국 관광객이 속초·강릉·동해 등 동해안 곳곳으로 이동해 머물고 소비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상하이 노선은 양양공항의 국제선 기능 회복을 넘어 동해안 관광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국제선 취항과 중단을 반복했던 과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3년 넘게 국제 정기편 기능이 약화됐던 양양공항이 이번에는 상하이 노선을 지속 가능한 국제노선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재도약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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