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올릴 문어 사야죠"…주문진 수산시장 명절 분위기 '물씬'
수조마다 큼지막한 문어 꿈틀…제수용 생선 고르는 손길 분주
동해안 문어 어획량 일주일 새 2.9배…명절 앞두고 물량도 넉넉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추석 차례상에 올릴 문어 사려고 나왔어요."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21일 오후 강원 동해안 최대 어항(漁港)인 강릉 주문진항 수산시장. 명절 제수용 수산물을 미리 장만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시장 안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통로 양옆으로 늘어선 점포마다 생선과 해산물이 손님을 기다렸다. 상인들은 수조에서 생선을 건져 올리고 좌판 위 수산물을 쉴 새 없이 손질했다.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은 점포를 오가며 생선의 크기와 가격을 꼼꼼히 살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동해안 제사상에서 빠지지 않는 문어였다.
한 점포 수조에서는 붉은빛을 띤 큼지막한 문어가 바구니를 가득 채운 채 꿈틀거렸다. 굵은 다리가 바구니 밖으로 뻗어 나오기도 했다. 다른 점포의 수조에서도 활문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제수용 문어를 사러 왔다는 김 모 씨(69·내곡동)는 "문어가 좀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실한 물건이 많다"며 "손주가 올해 대학에 들어가는데 좋은 놈 하나 올려놓고 조상님께 잘 살펴봐 달라고 기도해야겠다"고 말했다.
상인 A 씨도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차례상에 올릴 문어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원 동해안에서 문어는 단순한 해산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강릉과 동해, 삼척 등 영동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명절 차례와 제사에 문어를 귀한 음식으로 올려왔다. 조상을 모시는 상에 문어만큼은 빼놓지 않는다는 인식이 이어지면서 설과 추석을 앞두면 수산시장에서 제수용 문어를 찾는 발길도 늘어난다.
마침 올 추석을 앞두고 동해안의 문어 어획량도 크게 늘었다.
강원도의 주간 어획 동향에 따르면 지난 9~15일 도내 동해안에서 잡힌 문어는 45톤으로 전주 16톤보다 29톤 늘었다. 일주일 만에 약 2.9배로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문어 어획고도 15억6400만 원으로 전주의 312%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한 주에만 반짝 늘어난 것도 아니다.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잡힌 문어는 89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79톤보다 2% 많고, 최근 3년 평균 893톤도 소폭 웃돈다. 누적 어획고 역시 253억78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9억9600만 원의 106% 수준이다.
문어뿐만 아니라 명절 상차림에 쓸 생선을 고르는 손길도 분주했다. 좌판에는 각종 생선과 조개류가 늘어섰고, 상인들은 손님이 고른 생선을 그 자리에서 손질해 건넸다.
반면 한때 동해안 수산시장의 대표 어종이었던 오징어는 여전히 '귀한 몸'이었다.
지난 9~15일 오징어 어획량은 8톤으로 전주 4톤보다 늘었지만 올해 누적 어획량은 795톤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55톤의 35% 수준이다.
강원도는 높은 수온으로 동해 연안으로 남하하는 살오징어 어군 규모가 크지 않아 당분간 어획량이 저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시장에서는 제수용 생선을 장만하면서 저녁거리로 오징어 횟감을 조금씩 사가는 손님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최근 동해안에서는 문어 외 다른 어종의 어획량도 늘고 있다. 같은 기간 청어는 230톤이 잡혀 전주 149톤보다 증가했고, 가자미 역시 20톤에서 35톤으로 늘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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