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엔 크루즈, 하늘선 中관광객, 철도로 전국서…3년뒤 속초 관광지도

속초항 크루즈 올해 7회…12월 양양~상하이 국제선 부활 추진
2029년 동서고속화·동해북부선 동시 개통 목표

15일 강원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한 럭셔리 크루즈 '더 월드'.(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15/뉴스1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바다에서는 크루즈 관광객이 들어오고, 하늘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국제선 복원이 추진된다. 3년 뒤에는 수도권과 동해안을 잇는 2개의 철도까지 속초에서 만난다.

설악산과 바다를 품고도 사실상 도로교통에 의존해 온 강원 속초 관광의 접근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당장 변화가 시작된 곳은 바다다.

지난 15일 일본 가나자와에서 출발한 럭셔리 크루즈 '더 월드(The World)'가 승객과 승무원 등 500여 명을 태우고 속초항에 처음 입항했다. 더 월드호는 17일 오후 8시까지 약 59시간 동안 속초에 머문 뒤 부산으로 출항한다.

속초시는 크루즈터미널과 속초관광수산시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4대를 투입하고 외국어 안내 인력을 배치하는 등 크루즈에서 내린 관광객을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더 월드호를 시작으로 10월에는 웨스테르담호 1회와 시번앙코르호 2회의 기항이 예정돼 있다. 상반기 3회를 합치면 올해 속초항 크루즈 기항은 모두 7회로, 지난해보다 3회 늘어날 전망이다.

양양국제공항에서 제주로 향하는 파라타항공 A330(294석) 항공기. ⓒ 뉴스1 윤왕근 기자

바다에서 시작된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 움직임은 하늘로 이어진다.

3년 넘게 국제 정기편 공백을 겪은 양양국제공항에서는 올겨울 중국 상하이 하늘길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

파라타항공은 12월 양양~상하이 노선을 주 2회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동방항공 역시 같은 달 주 2~3회 취항을 목표로 중국 민항당국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길상항공도 내년 상반기 주 1~3회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속초시는 공항에 내린 관광객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에 들어갔다.

시는 현재 하루 2차례 운행되는 속초시외버스터미널~양양공항 버스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항공편 일정에 맞춰 양양공항과 양양·속초 등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외국인 관광객 전용 셔틀버스 신설을 제안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수산물 고르는 외국인.(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수요와도 맞물린다.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속초 외국인 방문객은 5만9867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4.8% 증가했고, 2분기에는 11만1849명으로 29.6% 늘었다. 상반기만 합쳐 17만1716명이다.

정부도 속초를 강릉과 함께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 가운데 양양공항 관광권에 포함했다. 2027년 정부 예산안 기준 5대 관광권 육성에는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93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바다와 하늘이 외국인 관광객의 새로운 입구라면 2029년에는 국내 관광객의 접근성을 크게 바꿀 철도망이 기다리고 있다.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와 강릉~제진 동해북부선은 모두 2029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두 노선의 공정률은 각각 21%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강릉~제진 철도건설 4450억 원, 춘천~속초 철도건설 2708억 원 등 총 7158억 원이 반영됐다.

지난 7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제7·8공구 공사 현장을 방문해 점검 중인 이병선 강원 속초시장.(사진 오른쪽. 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철도의 의미는 속초에서 더욱 커진다.

두 노선이 계획대로 개통하면 속초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동서축과 강릉·양양·고성으로 이어지는 남북축이 교차하게 된다.

결국 속초 관광의 향후 3년은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느냐' 못지않게 새로 열리는 바다·하늘·철도의 유입 통로를 실제 체류와 소비로 얼마나 전환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속초가 맞게 될 변화의 크기는 교통수단 자체보다 그 교통망을 관광과 도시 안으로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속초시는 철도 개통에 맞춰 역세권 개발과 복합환승센터, 마이스(MICE) 복합타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설 역사를 승하차 공간에 그치지 않고 교통과 상업·관광·업무가 결합된 도시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세 교통축 모두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양양공항 상하이 노선은 아직 인허가가 끝나지 않아 실제 취항과 장기 운항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철도 역시 정부 예산이 대규모로 반영됐지만 2029년 개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춘천~속초 철도는 당초 지역에서 2027년 개통이 기대됐으나 현재 목표 시점이 2029년으로 조정됐고 일부 구간에서는 사업비와 공사방식을 둘러싼 민원도 이어지고 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입국한 관광객이 강원권 관광지를 편리하게 이동하고 머물며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인근 시·군과 항공·여행업계가 공동 관광상품과 교통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