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쓴 사과 메시지가 유죄 판단 근거로…동창 성폭행 20대 실형
1심, 준강간 혐의 유죄 판단…징역 2년 6개월 '법정 구속'
"자연스러운 스킨십" 주장한 피고인 항소…내달 2심 공판
- 신관호 기자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술에 취해 잠든 중학교 동창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합의금을 요구해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이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사과·합의 요청 메시지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김지현 부장판사)는 최근 준강간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 씨(23)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12일 새벽 강원 원주시 한 아파트에서 술에 취해 잠든 B 씨(22)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와 B 씨는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B 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을 정도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자연스럽게 신체 접촉을 하다 합의해 성관계를 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사람의 진술과 사건 전후 정황,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A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 측은 B 씨가 합의금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점을 들어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불리한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성범죄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 씨가 사건 이후 AI 등의 도움을 받아 B 씨에게 보낸 메시지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해자 진술이 거짓이라면 AI 등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까지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합의를 요청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이전 두 사람이 서로 이성적 호감을 표시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도 짚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처음 성관계를 하면서 교제 여부나 피임에 관해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은 점, 친구들이 거주하는 장소에서 성관계를 했다는 점도 이례적"이라며 준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A 씨는 1심 선고 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다음 달 9일 첫 공판을 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할 예정이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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