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엔 바다도 뜨거워"…낮 대신 밤·해변보다 동굴, 달라진 피서 공식

동해안 해수욕장 누적 방문객 23.9%↓…'야간' 중점 양양·속초 성과
'더울수록 바다' 공식 깨져…실내·야간으로 '피서 패턴' 이동

무소음 DJ 파티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양양·정선=뉴스1) 윤왕근 신관호 기자 = 광복절 연휴가 끝나면 사실상 올여름 피서철과 동해안 해수욕장 시즌도 막을 내린다. 올해는 기록적인 '40도 폭염 시대'가 이어지면서 피서 공식도 크게 달라졌다.

예년처럼 한낮 해수욕장을 찾기보다 해가 진 뒤 바다를 찾거나, 야시장과 공연을 즐기며 머무는 체류형 관광이 늘었다. 폭염을 피해 동굴과 실내 관광지를 찾는 발길도 이어지면서 동해안 관광 전략 역시 '낮'에서 '밤'으로, 단순 물놀이에서 체류형 콘텐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16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도내 85개 해수욕장 누적 방문객은 541만 46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1만 1376명보다 169만 6705명(23.9%)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강릉이 219만 7832명으로 지난해보다 16.5% 줄었고, 동해는 33.4%, 삼척은 6.9%, 속초는 7.5%, 고성은 66.7% 각각 감소했다.

반면 양양(85만 1210명)은 지난해보다 37.7% 증가하며 동해안에서 유일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관광업계는 올여름 관광 흐름이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기온이 높을수록 해수욕장을 찾는 수요가 늘었지만, 올해는 최고체감온도가 35~40도에 이르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낮 야외활동 자체를 피하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해가 진 뒤 해변을 찾거나 실내 관광지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늘었다.

강원 정선군 화암동굴. (정선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에 각 지자체도 관광 전략을 바꿨다.

양양은 낙산해수욕장 야간 개장과 감성 야시장, 반려동물 전용 '펫비치', 야외 피트니스 공간 '아이언비치' 등을 운영하며 가족 중심 체류형 관광을 강화했다. 그 결과 강원 해수욕장 전체 방문객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방문객이 크게 늘며 차별화된 성과를 거뒀다.

속초도 야간 입수와 미디어아트, 무소음 DJ파티, 여름밤 시네마 등을 야간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였다. 강릉 역시 경포 서머 페스티벌을 통해 공연과 EDM, 참여형 프로그램을 결합한 야간 콘텐츠를 운영하며 관광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연중 12~15도를 유지하는 동굴과 실내 관광시설에도 피서객 발길이 이어졌다.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과 삼척 환선굴·대금굴, 정선 화암동굴 등은 '천연 에어컨' 피서지로 주목받았고, 강릉 아르떼뮤지엄 등 실내 문화시설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대안 피서지로 인기를 끌었다.

폭염이 심할수록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다, 해가 진 뒤 해변을 찾는 관광 패턴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다만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다시 비 소식이 예보되면서 막바지 피서객 유입에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14일 늦은 오후까지 강원 동해안에 5~10㎜의 비가 내리고, 16일에도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높은 파도로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입수가 통제되는 곳도 있어 피서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관광업계는 기후 변화가 이제 관광 콘텐츠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휴가철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단순히 바다만 찾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며 "야간 콘텐츠와 실내 관광, 체류형 프로그램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동해안 관광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낙산해수욕장 전경.(양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