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염→태풍…동해안 해수욕장, 누적 방문객 111만명 줄었다

강수일수 15.7일…장기간 폭염특보
누적 방문객 감소에 주말 특수도 비상

올 여름 극성수기였던 지난 2일 강원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뉴스1 DB)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비가 그치자 폭염, 폭염이 지나니 다시 비다. 올여름 동해안은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되면서 피서 특수를 기대했던 해수욕장과 해변 상권이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개장 직후 이어진 잦은 비에 초반 특수를 놓친 데 이어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고, 폭염이 한풀 꺾이며 피서객이 다시 늘기 시작했지만 이번 주말에는 제13호 태풍 '돌핀'의 간접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예보됐다.

7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강원지역 85개 해수욕장 당일 방문객은 23만 9313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 17만 2843명보다 6만 6470명(38.5%) 증가했다. 강릉은 9만 3432명(91.4%), 고성은 3만 9240명(38.4%), 양양은 3만 3505명(68.2%)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누적 방문객은 465만 96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7만 3670명보다 111만 4007명(-19.3%) 적었다. 강릉은 190만 9877명(-11.6%), 동해는 38만 403명(-38.5%), 고성은 49만 3180명(-66.3%)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속초는 52만 3023명(+7.4%), 양양은 76만 5650명(+66.2%)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부진은 개장 초기부터 이어진 궂은 날씨 영향이 컸다. 기상청 기후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강원 영동지역 평균 강수일수는 15.7일로 한 달의 절반 이상 비가 내렸다. 다만 강수일수는 이슬비와 소나기 등을 가벼운 강수 상황까지 모두 포함한 통계다.

이에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려야 할 해수욕장 개장 초반부터 비가 이어지면서 해변 상권은 사실상 첫 대목을 놓쳤다.

7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도로에서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뿌리며 폭염 저감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강원특별자치도는 폭염 대응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해제하고 초기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2026.8.7/뉴스1 윤왕근 기자

비가 그친 뒤에는 곧바로 폭염이 이어졌다. 강릉은 7월 11일부터 16일까지 6일 연속 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을 기록했고, 이후 7월 말과 8월 초에도 무더위가 반복됐다. 이에 일부 피서객은 해변 대신 동굴과 빙상장, 실내 관광시설 등으로 발길을 돌렸다.

실제 해수욕장 방문객이 크게 줄어든 동해시에서는 연중 12~14도를 유지하는 천곡황금박쥐동굴이 폭염 특수를 누렸다. 폭염이 절정에 이른 8월 들어 지난 3일까지 방문객은 1만82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늘었고, 올해 누적 방문객도 11만5614명으로 전년보다 11.3% 증가했다.

폭염은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이다. 강원도는 7일 오후 6시를 기해 폭염 대응을 위해 운영했던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해제하고 초기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도내 11개 시군에는 여전히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무더위쉼터 운영과 취약계층 보호 활동은 계속 이어간다.

지난 2023년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인한 강원 강릉지역 폭우 당시.(뉴스1 DB)ⓒ 뉴스1 윤왕근 기자

하지만 주말에는 다시 많은 비가 예보되면서 어렵게 살아난 피서 분위기가 다시 꺾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8일 동해안과 산지에는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짧은 시간 강한 비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어 계곡과 하천 출입, 야영객 안전 등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악천후는 야외 문화행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속초시는 8일 예정됐던 야간 문화공연 '2026 대포야 사랑해'를 오는 16일로 연기했고, 청호해수욕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무소음 여름밤 시네마'도 우천과 강풍 예보에 따라 15~16일로 일정을 변경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일정을 조정했다"며 "한 주 미뤄진 만큼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