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줘도 금세 말라"…폭염에 한숨 깊어진 육묘장

차양막 설치에도 39도 '찜통' 더위, 습도도 높아
토마토·배추·오이 묘종 생육 부진에 출하 차질

5일 오후 강원 춘천 신북의 한 육묘장에서 작업자가 묘종에 물을 주고 있다. 2026.8.5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아침부터 물을 듬뿍 줘도 돌아오면 다시 또 말라버립니다."

5일 오후 1시 찾은 강원 춘천시 신북읍의 한 육묘장. 비닐하우스 위에는 직사광선을 막기 위한 차양막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이를 설치했는데도 내부는 찜통을 방불케 했고, 온도계는 39도를 가리켰다.

차양막이 없었다면 내부 온도는 40도를 훌쩍 넘었을 것이라는 게 육묘장 측의 설명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감쌌고, 잠시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직원들은 모종이 말라 죽는 것을 막기 위해 퇴근 전까지 수시로 물을 뿌린다. 하지만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을 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흙은 다시 바싹 말랐고, 어린 모종들은 축 처진 채 더위를 견뎌야 했다.

예년 같으면 이미 농가로 출하됐어야 할 토마토, 배추, 오이 모종도 여전히 육묘장에 남아 있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생육이 더뎌져 제때 출하하지 못한 것이다. 잎은 쉽게 시들고 성장 속도도 눈에 띄게 늦어졌다.

폭염 피해는 농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육묘장에서 모종을 구입해 밭에 심었지만 연일 이어진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 죽으면서 다시 육묘장을 찾는 농민들도 늘고 있다. 한 번 심은 모종을 다시 사야 하는 농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육묘장도 분주한 모습이었다.

5일 오후 1시 강원 춘천 신북읍의 한 육묘장에서 작업자들이 묘종을 관리하고 있다. 폭염으로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39도까지 오르자 작업자들은 작업을 중단하고 더위를 식히며 휴식을 취했다.2026.8.5 한귀섭 기자

작업자도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육묘장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은 연신 땀을 훔치며 작업을 이어갔다. 가장 뜨거운 오후 시간대에는 작업을 최소화하고, 이른 아침과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하는 등 근무시간도 폭염에 맞춰 조정하고 있었다.

육묘장 관계자는 "차양막을 치고 계속 물을 줘도 더위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며 "예년 같으면 이미 출하됐을 모종들이 생육이 늦어 그대로 남아 있고, 심어 놓은 모종이 폭염으로 죽어 다시 사러 오는 농민들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폭염은 농업 현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춘천 퇴계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난 3일과 4일잇따라 정전이 발생했지만 모두 2분여 만에 복구됐다. 관리사무소는 입주민들에게 전력 사용량 절감에 협조해 달라고 안내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춘천시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시는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관계부서가 참여하는 일일 상황보고 체계를 통해 기상 상황과 피해 발생 여부, 부서별 조치 사항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또 그늘막 306곳과 쿨링포그 12곳, 무더위쉼터 228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그늘막은 접이식 281곳과 스마트형 25곳으로 구성됐다. 도로 열기를 낮추기 위해 살수차 2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클린로드 17곳과 인공폭포, 도심도랑 등 수경시설도 상시 가동 중이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