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동기 전 여친 협박·상관폭행·항명한 20대가 풀려났다, 왜?

法, 성범죄·공갈·상관폭행치상·항명 등 혐의 구속된 20대 석방
징역 1년 6개월에 집유 3년…성폭력치료·사회봉사·취업제한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군복무 당시 지인·군대동기와 공모해 그 동기의 전 여자 친구에게 성관련 영상물을 유포하겠다고 겁을 주고, 상관을 때려 다치게 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김지현 부장판사)는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강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 상관폭행치상, 항명, 군용물 손괴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법정에 선 A 씨(23)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에 재판부는 A 씨를 석방했다. 아울러 A 씨에게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등에 각 5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A 씨는 지인·군대동기와 공모해 군복무를 하던 2024년 9~10월쯤 모 채팅방에서 그 동기의 전 여자 친구인 20대 B 씨에게 B 씨의 성관련 영상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동기가 B 씨에게 진 수백만 원의 채무면제를 위해 이같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 씨는 채팅방에서 B 씨에게 군대동기의 연인인 것처럼 행세하는가 하면, '집에 이상한 게 가도 상관없다는 거죠?', '제가 찌그러져 있으라면 찌그러져 있어야죠?', '진짜 확 다 엎을까요?'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협박했다.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A 씨는 지난해 1월 26일쯤 부대에서 20대 여성 소위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취침시간을 어기고 흡연한 사유 등에 대해 진술서 작성 지시를 받자 상관을 폭행한 혐의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뉴스1 DB)

게다가 A 씨는 그해 2월쯤 중대장인 모 중위와 소대장인 모 상사의 정당한 훈련관련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혐의, 2024년과 지난해 한 차례씩 군용 물인 거울과 문을 파손한 혐의도 있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주요 혐의들을 부인했다. 소위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소위가 스스로 넘어진 것'이라고 주장했고, 중위에 대한 항명 혐의에 대해선 '건강문제로 보고해 훈련에 불참한 것'이라고 반론했으며, 문을 파손한 혐의에 대해선 '모른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소위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와 관련한 여러 진술이 담긴 수사기록을 짚으며 유죄로 판단했고, 명령에 불복종한 혐의에 대해서도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 점들이 있다'고 봤다. 문을 파손한 혐의도 수사기록을 근거로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등이 B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의 내용, 협박 정도, 영상물 수위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무겁다"면서 "피고인은 부대에 근무하며 임의로 훈련, 식사시간, 일과에 불참하거나 집합·근무·취침장소에서 무단이탈해 숨어 있거나 흡연하는 등 부대 내 질서와 규율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군대동기에게 B 피해자가 촬영된 영상물을 받았다거나 영상을 봤다고 볼 증거가 없고, 동기 권유로 범행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며 본인 재산상 이익을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B 피해자와 소위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주고 합의한 점 등이 있다"면서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