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호프'…나홍진 감독 영감의 시작은 속초였다
2018년 여름 속초서 시나리오 집필…대포항서 제작 논의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가 강원 속초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속초가 창작의 영감을 품은 문화도시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속초시는 최근 패션·문화 매체 엘르(ELLE) 인터뷰에서 나홍진 감독이 2018년 여름 속초에서 '호프' 시나리오를 집필했다고 밝히며, 시나리오 완성 직후에는 대포항에서 VFX(시각특수효과) 회사 대표를 만나 작품 제작 가능성을 논의한 일화도 소개됐다고 27일 밝혔다.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영화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올해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세계 영화계의 관심을 모았다. 세계 무대가 주목한 작품의 첫 구상이 속초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도시의 풍경과 일상이 창작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시나리오 집필과 초기 제작 논의가 이뤄진 장소가 여름철 대포항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푸른 동해와 활기찬 항구, 어선과 상점, 여행객과 주민이 어우러지는 대포항의 풍경이 작품 구상의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영화 한 편의 출발점이 된 도시라는 상징성은 속초가 관광지를 넘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속초는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꾸준히 선택되며 문화적 매력을 스크린을 통해 알려왔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영랑호 범바위를 주요 촬영지로 활용해 속초의 독특한 자연경관을 담아냈고, 코야 카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속초에서의 겨울'은 제목부터 도시 이름을 내세워 겨울 바다와 항구, 골목과 시장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SBS 드라마 '김부장' 역시 설악·금강대교를 배경으로 촬영돼 속초의 야경을 안방극장에 소개했다.
시는 설악산과 동해, 청초호와 영랑호가 도심 가까이 공존하고 항구와 전통시장, 골목마다 고유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도시의 특성이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상상과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활기찬 해변과 항구, 밤바다의 차분한 풍경이 공존해 관광을 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속초만의 매력으로 꼽았다.
2024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지정된 속초는 음식과 사람, 도시의 기억에 담긴 문화적 가치를 관광과 연계하며 문화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작품의 이야기가 속초에서 시작되고 도시 곳곳이 영화와 드라마의 무대로 선택됐다는 사실은 속초의 풍경과 일상이 창작자에게 특별한 영감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속초가 자연을 보고 즐기는 관광지를 넘어 저마다의 감성과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도시로 더욱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올여름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풍성한 먹거리를 즐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와 드라마 속 공간을 천천히 걸으며 속초만의 감성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해 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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