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해서"…도와준 구급대원 폭행 50대 여성 2심도 선고 유예

1심, 119법 위반 벌금 100만 원 선고 유예…2심, 검찰 항소 기각
"원심 형은 재량 합리적 범위…검찰 주장 대부분 원심서 현출돼"

(춘천=뉴스1) 신관호 기자 = 자신을 돕기 위해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욕설과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50대 여성이 2심에서도 1심과 똑같은 판결을 이끌어냈다. 1심 판결 직후 검찰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2형사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만 원 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여성 A 씨(54)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8월 9일 오후 10시 23분쯤 강원 원주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넘어져 다친 자신을 위해 응급조치를 하던 구급대원들에게 욕설하며 수건을 휘둘러 얼굴과 몸통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든 손으로 한 소방관의 어깨도 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당시 대원들은 '주취자가 계단에서 넘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후 현장 계단에서 뒤로 넘어져 뒤통수에 부종이 생긴 A 씨를 확인하고 안전조치, 문진 등 구급활동을 벌이다 이 같은 사건을 겪었다.

1심 재판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은 피고인 의사와 무관하게 구조 및 구급활동을 해야 하고, 사건 당시 피고인 상태는 피고인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 구급대원이 임의로 구조 활동을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시 상황이 알려지는 것이 민망하다는 이유로 구급대원을 향해 욕설하고 폭행했다"면서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 구급대원도 처벌을 원치 않는 점, 피고인이 행사한 폭행 정도가 비교적 경미했다"며 형의 선고를 유예했었다.

이에 검찰은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양형 판단에도 변화가 없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이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 내에 속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대부분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됐고, 원심판결 선고 후 양형에 고려할 만한 현저한 사정변경도 없다"고 판시했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