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번 놓쳐서 아쉬워요"…김중남표 '들음터' 몰린 강릉시민들

주문진 매립장부터 장애인 일자리 문제까지…시민들 생활민원 쏟아져
매주 화·목 운영…김 시장 "시민들께서 할 말 많았던 것 같다" 소감

김중남 강원 강릉시장이 21일 오후 시청 1층 '들음터'에서 시민과 마주 앉아 민원을 청취하고 있다. 2026.7.21/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1번 놓쳐서 너무 아쉬워요."

21일 오후 4시 30분 강원 강릉시청 1층 민원실 앞.

'들음터'라고 적힌 간판 앞에서 현판식이 끝나자 김중남 시장을 기다리던 한 시민이 농담을 건넸다. 김 시장이 웃으며 "조금만 기다리세요. 제가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자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민선 9기 강릉시의 '소통 행정'의 상징인 시민 소통공간 들음터가 이날 문을 열었다.

들음터 안으로 들어가자 김 시장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파란색 볼펜과 메모지를 앞에 두고 시민들과 마주 앉았다.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메모지에 직접 내용을 받아 적었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였으며, 때로는 질문을 던졌다.

이날 접수된 민원은 모두 16건. 김 시장은 운영 시간 동안 주문진 사용 종료 매립장 활용 방안과 장애인 일자리 문제 등 모두 5건의 민원을 직접 청취했다.

김중남 강릉시장(사진 가운데)이 21일 시청 1층 시민 소통공간 '들음터' 개소를 기념하며 첫 날 민원인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6.7.21/뉴스1 윤왕근 기자

첫 번째로 김 시장과 마주 앉은 시민은 주문진 사용 종료 매립장 활용 방안을 건의하기 위해 찾은 최모 씨였다.

서울 생활을 접고 7년 전 고향 강릉으로 돌아왔다는 그는 본격적인 민원에 앞서 "수도권에서 전입하는 사람들에게 '왜 강릉에 왔느냐'고 묻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전입신고를 하면 서류만 처리하고 끝난다"며 "사람을 중심에 두고,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듣는 행정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순서로 시장을 만난 장애인 일자리 참여자는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인권 문제를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본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게 오늘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내민 민원 접수지에는 생활 속 고민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경포항 관련 직접 면담 요청', '영동권 유휴부지 활용 및 경포항 신축', '강릉 특화 K-콘텐츠 체험·코레일 제휴', '주문진 사용 종료 매립장 활용 방안' 등 지역 현안부터 생활 민원까지 다양했다.

김 시장은 들음터 운영 취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시장실을 1층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지만 10월 ITS 세계총회 등으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 전에 시민 말씀을 듣는 공간부터 먼저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시민들이 할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던 것 같다"며 "민원이기 때문에 법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가능한 것은 현장에서 해결하고 그렇지 않으면 직접 보고받아 시민들에게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 공간이 오래 유지될 수도 있고, 반대로 공무원들이 시민의 이야기를 더 잘 듣게 돼 굳이 시장을 찾아오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며 "들음터는 시민이 주인임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중남 강릉시장이 21일 시청 1층 시민 소통공간 '들음터'에서 시민의 건의사항을 메모하고 있다. 2026.7.21/뉴스1 윤왕근 기자

첫날부터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리자 김 시장도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오늘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기쁘기도 하고, 그동안 하실 말씀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시간이 되는 한 다섯 명, 여섯 명 가리지 않고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오후 6시가 가까워질 무렵에도 들음터 앞에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남아 있었다.

한 시민은 "시장이 민원을 직접 듣는다고 해서 뚝딱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래도 일반 시민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는 시장의 각오가 좋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초심을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들음터는 시장이 먼저 1층으로 내려와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시정의 얽힌 실타래를 함께 푸는 뜻깊은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시정에 적극 반영해 진정한 소통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들음터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 30분부터 6시까지 운영하며, 별도 예약 없이 당일 현장 접수로 이용할 수 있다. 심층 상담이 필요한 민원은 소관 부서 검토를 거쳐 별도로 결과를 안내할 예정이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