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더 신났는데"…강릉이 사랑한 돌고래 '안목이' 구조 순간

[르포]구조팀, 강릉 요트마리나에서 5분간 사투 끝 안목이 구조
경찰차·사이드카 호위 속 울산 장생포 이송…자연 방류 추후 결정

15일 오전 강원 강릉항 요트마리나에서 구조팀이 남방큰돌고래 '안목이'를 특수 그물망 안에서 포획하고 있다. 사람에게 지나치게 익숙해진 안목이는 이날 최종 구조돼 울산 장생포로 옮겨진다. 2026.7.15 ⓒ 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15일 오전 강원 강릉항 요트마리나.

지난 1년간 강릉항 일대에 출몰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남방큰돌고래 '안목이'에 대한 구조작전이 이날 펼쳐졌다.

안목이는 지난해부터 제트스키와 소형 선박을 따라다니는 모습으로 이름을 알렸다. 사람을 유독 잘 따르는 탓에 '반려 돌고래'라는 별칭도 붙었다.

그러나 사람을 좋아하는 습성은 안목이에게 부메랑이 됐다.

몸 곳곳에 선박 프로펠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생겼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져 야생성조차 잃으면서 해양수산부와 전문가들은 안목이를 구조해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

전날 스스로 포획시설 안으로 들어온 안목이는 이날 울산 장생포 이송을 위한 마지막 절차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안목이는 그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자 잠수복을 입은 다이버들이 하나둘 물속으로 들어갔다.

15일 오전 강원 강릉항 요트마리나에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가 구조시설 안을 헤엄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릉항과 안목항 일대를 오가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안목이는 이날 최종 구조돼 울산 장생포로 옮겨져 치료와 재활을 받게 된다. 2026.7.15 ⓒ 뉴스1 윤왕근 기자

그러자 안목이는 기다렸다는 듯 다이버 곁으로 다가왔다.

한 명이 움직이면 따라붙었고, 두 명이 모이면 그 사이를 유영했다.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내쉰 뒤에는 다시 사람들 곁으로 돌아왔다.

실제 이날 안목이는 어느 때보다 사람이 많자 더욱 신이 난 듯 보였다.

파란색 폰툰 안은 평소보다 훨씬 붐볐다. 다이버와 구조대원, 취재진 등 수십 명이 좁은 강릉항에 모였다. 안목이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놀아줄 사람'이 나타난 셈이었다.

하지만 구조팀은 웃지 못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이 돌고래를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악역(?)을 맡아서다.

구조팀은 오전 내내 리허설을 반복했다.

육상에는 특수 이동장비를 비롯해 지게차와 탑차가 대기해 있었다. 차량 내부에는 울산까지 이동하는 동안 안목이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고, 한쪽에는 물이 담긴 말통 수십 개가 놓였다.

반면 안목이는 여전히 다이버들을 따라다녔다.

정오가 지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구조팀은 폰툰의 폭을 조금씩 좁히기 시작했다.

그제야 안목이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했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횟수가 늘었고, 평소보다 자주 숨을 내쉬었다. 유영 속도도 조금 빨라졌다.

15일 오전 강원 강릉항 요트마리나에서 구조팀이 남방큰돌고래 '안목이'를 특수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구조된 안목이는 울산 장생포로 이송돼 치료와 재활 여부를 판단받을 예정이다. 2026.7.15 ⓒ 뉴스1 윤왕근 기자

낮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안목이가 그물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자 현장이 바빠졌다.

"들어갔다!"

낮 12시 20분쯤 구조대원 3명이 동시에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곧바로 거대한 물보라가 치솟았다.

안목이는 온 힘을 다해 몸을 비틀었다. 수면 위로 드러난 꼬리지느러미가 좌우로 크게 흔들렸고, 구조대원들은 몸통과 꼬리 부분을 붙든 채 버텼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 곁을 맴돌던 안목이가 처음으로 거센 저항을 시작한 순간이었다.

5분 남짓 이어진 실랑이 끝에 물보라는 잦아들었다. 구조대원들의 품에 안긴 안목이는 특수 들것으로 옮겨졌다.

이후 안목이는 크레인을 통해 육상에 대기 중인 직사각형 형태의 특수 이동장비로 옮겨졌다.

구조팀은 곧바로 차양막을 설치했다. 햇볕에 의한 화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수의사들은 상처 상태를 확인하고 몸길이를 계측했다. 구조대원들은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쉴 새 없이 물을 뿌렸다.

15일 오전 강원 강릉항 요트마리나에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가 실린 특수 운반 장비가 차량에 실리고 있다. 구조당국은 안목이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울산 이송 준비를 진행했다. 2026.7.15 ⓒ 뉴스1 윤왕근 기자

들것 위 안목이는 간간이 "쀼"하는 숨소리를 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안목이를 실은 탑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찰차 2대와 사이드카가 앞뒤를 에워쌌다. 울산으로 떠나는 안목이의 무사 도착을 위해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구조팀원도 보였다.

안목이는 지난해부터 강릉 안목항과 강릉항 일대를 오가며 제트스키와 소형 선박을 따라다니는 모습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사람에게 지나치게 익숙해지면서 야생성이 약해졌고, 꼬리지느러미에는 프로펠러에 베인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까지 확인돼 구조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안목이는 울산 장생포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곳에서 치료를 받은 뒤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연 방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15일 오전 강원 강릉항 요트마리나에서 구조팀이 남방큰돌고래 '안목이'를 특수 그물망 안에서 포획하고 있다. 이날 구조된 안목이는 울산 장생포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자연 방류될 예정이다. 2026.7.15 ⓒ 뉴스1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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